SK·한수원·테라파워 한국형 SMR 개발 함께 속도 낸다

테라파워 주도 SMR 실증∙상용화 프로젝트 참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디슨호텔에서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한 김준(오른쪽부터)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계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와 SK이노베이션,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글로벌 SMR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김준 부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메디슨호텔에서 황주호 한수원 사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와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SFR) 기반 4세대 SMR 나트륨(Natrium)의 실증과 상용 원자로 개발을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과 SK 측은 한국형 차세대 SMR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돼 앞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NNL)은 2035년 기준 세계 SMR 시장 규모가 최대 630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SK는 이번 협약으로 테라파워가 추진 중인 SMR 사업 참여와 동시에 탄소 감축을 위한 사업 개발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앞서 SK 측은 SMR이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라고 판단, 지난해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를 투자했다.

한수원은 차세대 SMR 분야에서 아시아를 넘어 북미에서 입지를 넓힐 발판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측은 "4세대 SMR 기업과 맺은 첫 협력 관계로 국내 원전 업계가 앞으로 글로벌 SMR 공급망에 참여하는 데 물꼬를 튼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테라파워는 나트륨 상업화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에 345㎿급(25만 가구 연간 사용) 나트륨 실증 단지를 2030년 완공을 목표로 구축 중에 있다. 이 사업에는 미국 에너지부가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의 하나로 기술 개발, 건설비 등 사업비의 절반에 이르는 약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 또 테라파워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력 자회사 퍼시피콥과 2033년까지 나트륨을 최대 5기 건설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에도 나섰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SK와 한수원, 테라파워의 협력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기에 한미 원전 동맹을 강화하는 의미가 크다"며 "4세대 SMR 시장에서 이번 협력은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