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야구 선물세트, 바이든은 달항아리 받았다

김미나 2023. 4. 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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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DC)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대면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 네 분이 다과를 드시다가 윤 대통령이 음료수를 드시려고 포도주스를 쥐는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그래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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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미 정상회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DC)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대면했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두 정상이 친분을 다지며 밀착된 행보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날 윤 대통령을 직접 맞이하고, 내부 공간을 안내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응접실 격인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한-미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하고, 워싱턴디시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트루먼 발코니에서 야경을 감상했다. 윤 대통령은 백악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적으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서로의 관심사와 양국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초 예상된 30분을 넘긴 1시간 30분여 동안 (친교의 시간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각) 워싱턴디시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관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환영한다. 국빈으로 오신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 기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감사를 표한 뒤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친밀감을 느낀다”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 취향을 파악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 네 분이 다과를 드시다가 윤 대통령이 음료수를 드시려고 포도주스를 쥐는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그래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평소 제로 콜라를 즐기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하게 파악했다는 취지다.

두 정상 부부는 선물교환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소형 탁자와 화병, 목걸이를 선물로 건넸고,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족두리, 은으로 만든 자리끼 등을 전달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야구를 좋아하고 최근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시구한 것을 고려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와 글로브, 공인구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과거 상원의원을 그만둘 때, 의회에서 야구를 한 일화를 소개했다고 한다. 미국 의회에 야구 공화당팀과 민주당팀이 있는데, 민주당팀 소속인 그가 공화당 야구팀과 치른 경기에서 상대 투구 공을 쳐 368피트(약 112m) 날려 보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 손자, 손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할아버지를 멋진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의 또다른 관계자는 김 여사가 선물로 받은 목걸이는 탄생석으로 장식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식적인 첫 만남은 이날 오후 백악관 인근에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에서 이뤄졌다.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 70주년’이란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를 택한 것이다. 한국전 참전용사기념비로 나란히 함께 걸어들어온 양국 정상 부부는 헌화대 앞에서 묵념한 뒤 헌화했다. 이어 ‘추모의 벽’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쟁 전사자 4만3748명(미군 3만6574명·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자리에는 한국전 참전 장병인 루터 스토리 상병의 유족이 함께했다.

앞서 윤 대통령 부부는 한국전 참전용사 등을 초청한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참전용사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하고 “한국전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 장병들의 유해 발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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