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뗀 ‘대표밀맥주’···‘곰표 시즌2’와 맞붙는다
새 이름·디자인에 소비자 호응이 관건
곰표, 제주맥주와 손잡고 새 제품 준비
곰표 상표를 뗀 ‘대표밀맥주’가 28일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수제맥주 전성시대를 연 상징적인 상품이 브랜드의 힘 없이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올 여름엔 제주맥주를 통해 ‘곰표밀맥주 시즌2’도 나올 예정이어서 둘 사이에 경쟁도 볼 만하게 됐다.
편의점 CU는 “국내 수제맥주 1호 기업인 세븐브로이가 호랑이 캐릭터를 내세워 새롭게 출시한 대표밀맥주를 이달 28일부터 판매한다”고 26일 밝혔다.
대표밀맥주는 2020년 5월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의 협업으로 탄생한 ‘곰표밀맥주’의 리뉴얼 버전이다. 지난달 상표권 라이선싱 계약이 종료되면서 제품명을 대표밀맥주로 바꿨다.
노란색이 돋보이는 패키지에 곰 대신 호랑이를 그려 넣었다. 당초 녹색과 노란색을 이용하고 곰 캐릭터를 넣을 예정이었으나 곰표밀맥주와 너무 비슷하다는 지적에 한 차례 수정을 거쳤다.
CU는 “이름과 디자인은 바뀌었어도 맛은 기존과 똑같다”고 전했다. 밀맥주 특유의 황금 빛깔, 풍부한 거품, 깊고 부드러운 맛과 은은한 열대과일 향이 특징이다. 기존처럼 편의점에선 CU가 단독 판매한다. 가격은 한 캔에 3500원, 4캔 구매 시 1만1000원이다.
맛은 유지한 채 익숙한 브랜드만 지운 상품에 소비자들이 얼마나 호응할지가 관건이다. 앞서 곰표밀맥주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해 누적 판매량 5850만개를 기록했다. 이 중 일부 대형마트와 술집을 제외한 CU 판매량만 3400만개에 달했다. 주류 위탁생산이 가능해지면서 2021년 5월 한 달 생산량을 300만캔으로 늘렸는데 2주 만에 완판됐다.
이름난 국내외 맥주들을 모두 제치고 CU 맥주 매출 1위에 오르며 맥주 시장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겼다. 편의점에서 수제맥주가 스테디셀러들을 누르고 1위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연령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대 48.2%, 30대 45.8%로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선호가 높았다. CU에서 수제 맥주가 전체 맥주에서 자치한 매출 비중도 2018년 0.8%에서 지난해 15.8%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협업의 결말은 ‘씁쓸한 이별’이었다. 세븐브로이는 재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대한제분이 경쟁입찰을 진행해 제주맥주와 손을 잡았다. 대한제분의 행보를 두고 본격적으로 주류 사업에 손을 뻗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대한제분은 올 여름 ‘곰표밀맥주 시즌2’를 출시할 예정이다. 대표밀맥주와 곰표밀맥주가 벌이는 맛과 브랜드의 대결은 상품 난립, 하이볼 인기 등으로 기세가 주춤해진 수제맥주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이승택 BGF리테일 주류태스크포스팀장은 “대표밀맥주는 국내 편의점 수제 맥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상품으로 오리지널 맛을 지키며 새로운 패키지로 고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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