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분기 영업익 2조8740억 신기록···현대차 이어 2위 유력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에 상장사 기준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올랐고, 기아는 2위가 유력하다.
현대차와 기아를 더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6조원도 넘어섰다. 자동차 시장의 호황과 반도체 시장은 불황이 맞물리면서 현대차그룹이 삼성전자(약 6000억원) 등을 밀어내고 영업이익 상위권을 휩쓰는 모습이다.
기아는 올해 1분기 매출 23조6907억원, 영업이익 2조874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추정치인 2조3170억보다 24%나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12.1%나 됐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현재까지 발표된 상장사 중 2위다.
기아는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 3가지 실적에서 모두 최고치를 달성했다.
기아는 올해 1분기 총 76만825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2% 판매량이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의 상승폭은 훨씬 컸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78.9%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률 12.1%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고 수준이라고 기아는 밝혔다.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역대급인 현대차(9.5%)마저 압도했다.
현대차(3조5927억원)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총 6조4667억원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한 영업이익률은 10.5%다. 이는 2012년 2분기(10.9%) 이후 11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업계 최고 영업이익률을 내어온 테슬라는 올해 1분기 11.4%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9.2%, 지난해 4분기는 16.0%였다. 가격을 인하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점차 하락했다.
기아가 좋은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량 상승이 꼽힌다. SUV와 친환경차는 가격이 비싸고 영업이익도 많이 남는다. 친환경차는 올해 1분기 13만300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1% 증가했다.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출시돼 신차 효과도 있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친환경차 판매량 비중은 18.1%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기아가 판매하는 차 5대 중 거의 1대가 친환경차라는 의미다.
기아는 앞으로 심화될 자동차 시장의 경쟁 상황에 전기차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EV9을 국내에 먼저 출시하고 하반기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기아는 EV9이 제공하는 차원이 다른 전기차 경험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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