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가계부채 60.5조…늘어나는 빚에 궁핍한 서민 살림 '어쩌나'

박민석 기자 2023. 4. 2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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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남편이 자신 몰래 주택과 자동차, 핸드폰을 본인 명의로 구입하면서 체납한 빚이 1900만원이기 때문이다.

날마다 빚 독촉이 이어지지만 A씨는 기초생활수급을 통해 생계를 꾸리다 보니 채무 상환이 여의치 않다.

이후 500만원 가량을 상환했지만 하루에 1명 남짓의 손님뿐인 시골 이발소를 운영하면서 빚을 갚기는 어려웠다.

최근 들어 빚 독촉장이 날아오고 추심업체가 방문하면서 B씨는 자신의 빚이 이자로 인해 1000만원 가량으로 불어난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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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소상공인 채무상담 잇달아
개인회생사건 342건 한달새 34.1% 증가
ⓒ 뉴스1 DB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 경남 김해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초등생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40대 여성 A씨는 최근 들어 고민이 늘었다.

이혼한 남편이 자신 몰래 주택과 자동차, 핸드폰을 본인 명의로 구입하면서 체납한 빚이 1900만원이기 때문이다. 날마다 빚 독촉이 이어지지만 A씨는 기초생활수급을 통해 생계를 꾸리다 보니 채무 상환이 여의치 않다.

A씨는 "만약 자신이 숨졌을 때 초등생인 자녀에게 빚이 상속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 경남 창녕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70대 B씨도 이발소 운영이 어려울 때 1000만원 가량을 생활비로 대출받았다.

이후 500만원 가량을 상환했지만 하루에 1명 남짓의 손님뿐인 시골 이발소를 운영하면서 빚을 갚기는 어려웠다.

최근 들어 빚 독촉장이 날아오고 추심업체가 방문하면서 B씨는 자신의 빚이 이자로 인해 1000만원 가량으로 불어난 것을 알게 됐다.

이발소 운영과 기초연금으로 생활하는 B씨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진보당 경남도당이 지난달부터 경남에서 운영한 민생채무 상담소에는 가계부채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상담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 달 사이 65건에 달하는 가계부채 관련 상담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생채무 상담소에서 상담사로 활동하는 이정은 씨는 "주로 생활비가 부족해 대출을 받았다가 부채가 늘어난 사례가 많았다"며 "최근 코로나19 시기 이뤄진 소상공인 대출의 상환 기간이 다가오면서 이와 관련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상담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전국적으로 법원에 접수되는 개인회생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경남에서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개인회생 사건 접수는 1만 1228건으로 지난해(7455건) 동기 대비 50.6% 급증했다.

창원지방법원에서 접수한 개인회생 사건은 지난 2월 255건에서 지난달 342건으로 한달새 34.1%가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조사한 경남의 가계부채 총액은 지난해 기준 60.5조원으로 10년 전인 2012년(33.6조원)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학계에서는 이같은 가계부채와 개인회생 사건 증가에 대해 개인만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단 개인이 신용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진병진 창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부채의 경우 단순히 금융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개인이 경제활동을 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가계부채를 개인만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보증 한도를 높여준다거나 이자를 일부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개인이 파산에 이르지 않고 신용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ms44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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