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넷플릭스 투자를 보는 두 가지 시선

이지윤 2023. 4. 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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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넷플릭스 경영진과 만난 윤석열 대통령 내외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더글로리…한국 작품, 전 세계적인 시대정신의 중심"

미국의 콘텐츠 플랫폼 기업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 우리 돈 3조 3천여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현지시각 24일 오후 미국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CEO 등 넷플릭스 경영진을 접견했습니다.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쇼의 창작을 도울 것"이라며 "이 금액은 저희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작년까지 투자한 총 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 '더글로리' 등을 거론하기도 했는데요.

서랜도스 CEO는 "이런 파트너십을 지속함으로써 한국의 창작 사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한국 문화, 한국의 이야기꾼들이 전 세계적으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하겠다"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 "대통령실 내외분과 넷플릭스 최고 경영진 교감"

대통령실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대통령 내외분과 넷플릭스 최고 경영진의 교감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월 말부터 이번 투자 논의가 시작됐으며,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 경영진과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꽤 많은 김건희 여사에게 진행 상황을 따로 보고하기도 했다"며 윤 대통령은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현지시간 24일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

김 여사는 넷플릭스의 투자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고, 바자리아 CCO도 "할리우드 문화가 주를 이루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 등장인물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와 만난 김건희 여사


■ 여당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 노력의 결실"

넷플릭스 투자 유치 소식에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노력의 결실이 맺은 성과"라며 환영했습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번 투자유치 소식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K-콘텐츠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은 물론이거니와, 반도체법, IRA와 같은 현안 과제 해결과 더불어 투자유치에 대한 기대도 더욱 높이게 하는 소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금까지 7년 동안 넷플릭스가 투자한 금액에 두 배에 달하는 대형 투자"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전에 공지되었던 미팅은 아니었는데 아마 이런 식의 깜짝 성과가 미국 방문 내내 추가로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1호 영업사원으로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밝혔습니다.

■ 야당 "넷플릭스, 돈 벌려고 투자할 수밖에…자랑거리일까?"

반면 야당은 넷플릭스 투자 소식을 다른 각도로 받아들였습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오늘(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로부터 4년간 3조 3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자랑하는데 과연 이게 자랑거리일까?"라며 "넷플릭스 코리아 ‘경제적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미 2022년 작년에 8,0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4년을 곱하면 3조 2,000억 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예정된 투자금액을 재발표한 것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투자유치를 안 해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돈 벌어가기 위해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이게 대통령 방미 첫 성과 자랑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진짜 할 일은 따로 있다. 바로 저작권 문제 해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 국내 비독점 유통과 해외 독점 저작권은 넷플릭스가 100% 가져가기 때문에, 오징어게임으로 1조 원을 벌어들였더라도 국내 제작사에는 220~240억 원 정도의 투자대금 외에는 추가로 떨어지는 수익은 없다는 겁니다.

■"김건희 여사가 왜 보고받나?" VS "대통령 부인이 아무것도 몰라야 되나?"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참모로부터 투자 관련 보고를 직접 받은 것을 두고도 시선이 엇갈렸습니다.

문재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영부인은 공무원이 아니고 민간인"이라며 "법적으로 보고를 받을 수 없지만, 관례에 따라서 영부인들만의 독자적인 관심 영역들에 대해 제2부속실의 지원을 받아 관심을 표명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여사가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중요한 일정을 보고받는 건 너무 과한 것"이라며 "공과 사의 구별이 없어진 것이다. 관심 있다고 다 보고받으면 그게 대통령이지 않겠나"라고 꼬집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김상희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우리 국민들은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으로 뽑은 게 아니다. 김건희 여사는 지금 당장 국정운영에서 손 떼라"며 "김건희 여사의 관심이 도이치모터스에서 콘텐츠 사업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SNS에 "대통령 부인은 수렴청정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은 윤 대통령을 뽑았지 김건희 대통령을 뽑지 않았다. 권한 없는 자의 권한 행사야말로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의 시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그렇다면 대통령 부인이 이 일정에 대해서 깜깜이여야 되냐"고 되물었습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순방외교에 대통령 부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할 역할이 있다"라면서 "대통령 부인이 꼭 알아서 안 될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공유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과거 민주당 청와대 대통령 부인처럼 단독으로 전용기를 타고 외국을 다녀온 적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1월 김정숙 여사의 인도방문을 거론한 뒤 “(야당 공격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습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언론과 야당에서는 너무 사실을 모르는데 김 여사는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에 공연 전시업계에서는 대단한 신성이었다"며 "대한민국의 공연 전시계에서는 흥행의 마술사라는 평가를 받는 분"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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