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14조원 투자…필립모리스가 꿈꾸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4. 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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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2008년 이래 15년간 비연소 제품에 투입한 누적 투자액이 107억 달러 (한화14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PMI 야첵 올자크 회장 (앞줄 가운데)과 이사회 멤버 = 뉴욕증권거래소 제공
필립모리스는 1847년 영국 런던의 본드가에 문을 연 담배 가게로 시작했다. 대표 제품은 1924년 출시한 말보로. 이 담배는 1972년 이래 50년 넘게 세계 판매 1위라는 굴지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사업이 승승장구 하던 필립모리스는 2008년 옛 필립모리스 그룹으로부터 분사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그리고 ‘담배 연기 없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담배 시장의 미래가 불로 태우지 않는 비연소 제품에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사업 모델 조정에 돌입한 것이다.

그로부터 14년 지난 2022년까지 필립모리스가 비연소 제품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107억달러, 한국 돈으로 14조원에 이른다. 대표 제품은 아이코스다. 2014년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자사 최초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인 아이코스를 시범 판매했다. 2016년에는 전 세계 10억 명의 성인 흡연자들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담배연기 없는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일반 담배는 불을 붙여 담배를 태우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유해물질을 발생시키는 반면, 아이코스와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열하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비해 평균 5~10% 수준의 유해물질만을 배출한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는 2020년 비연소 제품 확대 전략에서 중요한 분수령을 맞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이코스와 전용 스틱에 대해 유해물질 노출 감소 주장이 가능한 ‘Modified Risk Tobacco Product (MRTP)’로 마케팅하는 것을 인가한 것이다. FDA는 당시 “아이코스 담배 시스템은 잠재적으로 인체에 대한 유해물질 노출이 저감된다”고 밝혔다. MRTP 담배로 인정된 제품은 궐련형 전자담배 중 아이코스가 처음이다.

현황은 어떨까. 최근 발표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연간 실적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기준 비연소 제품의 순매출 비중이 약 35%로 확대됐고, 17개국에서는 5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코스를 비롯한 필립모리스의 비연소 제품이 출시된 국가는 78개국에 이른다. 2017년 아이코스가 출시된 한국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한국필립모리스의 전체 담배 제품 출하량 중 비연소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5%가 넘는다. 지난 2021년 야첵 올자크 필립모리스 인터네셔널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비연소 제품의 순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필립모리스는 니코틴 제품군을 넘어 헬스케어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덴마크 의료용 껌 제조업체 ‘퍼틴 파마’, 흡입형 약물 개발회사 ‘오티토픽’, 흡입기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인 ‘벡추라’ 등을 인수했으며 2025년까지 헬스케어 영역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지난달 9일 필립모리스 뉴욕증시 상장 15주년을 맞아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은 야첵 올자크 CEO는 “일반담배 흡연에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임원진 모두의 공통된 목표”라며 “비연소 제품 개발 및 과학적 검증을 통해 성인 흡연자들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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