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반대매매 폭탄 맞은 8종목…공통점은 '품절주'

백지현 2023. 4. 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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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종목 중 7종목 유통물량 40% 미만 그쳐
반대매매 청산 지속·차익실현 매물 나올 가능성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매도물량이 집중적으로 나온 8개 종목이 국내 증시를 흔들고 있다. 이들 종목은 최근 연일 이유 없이 급등했다가 지난 24일부터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각각 업종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유통주식물량이 적은 '품절주'라는 점이다. 품절주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많은 탓에 정작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적어 주가 변동성이 쉽게 커지는 특징이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외국계 증권사 매도 상위...CFD 반대매매 가능성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광, 대성홀딩스, 세방, 다우데이타, 삼천리, 서울가스 등은 지난 24, 25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전주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하림지주와 다올투자증권은 24일 하한가를 찍은 후 25일 각각 13, 10%씩 추가 하락했다. 

이들 종목의 급락세는 SG증권에서 물량이 대거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8종목 모두 하한가를 찍은 24일 거래 동향을 분석해보면 SG증권에서 나온 매도물량이 당일 전체 거래량의 최소 12%에서 최대 41%를 차지했다.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외국계 증권사가 주요 매도 창구였음을 감안할 때 갑작스럽게 풀린 물량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의 증거금 부족으로 인한 반대매매 청산 물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주로 투자자로부터 CFD 주문을 받아 스와프 계약을 맺은 외국계 증권사에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CFD 거래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 잡히게 된다. 

CFD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이에 따른 이익을 수취하는 거래 기법으로,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증거금률은 50~70% 수준이며, 주가가 하락해 기준치 밑으로 계좌 증거금이 낮아지면 반대매매 청산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A씨가 장 마감 기준 증거금률이 70%인 CFD를 통해 1억원의 증거금으로 2억5000만원어치의 주식을 샀다고 하자. 만일 주가가 하락해 평가 금액이 2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줄어들 경우 A씨 계좌에 있는 증거금은 7000만원이 된다. 이때부터 반대매매 청산이 이뤄진다. 

SG증권 매도 물량 대량 출회 종목/그래픽=비즈워치

8종목 모두 유통물량 적은 '품절주'

이들 종목이 속한 업종은 물류, 가스, 정보기술(IT) 등 제각각이다. 다만 품절주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가스는 총 발행주식수 388만2792주 가운데 대주주 보유 지분을 제외한 소액주식수가 16%에 불과하다. 대성홀딩스의 유통물량비중은 1608만9459주 중 19%이며 선광은 660만주 중 20%다. 다우데이타는 3830만주 가운데 22%가 유통가능물량이다. 삼천리는 405만5025주 중 29%, 하림지주는 1억1200만주 가운데 33%다. 세방은 1930만8690주 중 36%다. 모두 40% 미만으로 품절주로 분류된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6031만4092주 중 26%이고, 소액주식수 비중이 63%로 높은 편이다. 

시장에서는 품절주가 가진 특성이 주가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품절주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물량이 적어 거래량이 조금만 늘어나도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특징이 있다. 물량 소화가 어려운 탓에 한꺼번에 대규모 매도 주문이 들어오면 주가가 쉽게 주저앉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D는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거래하기 때문에 증거금이 기준 아래로 내려갔다는 안내가 나가면 담보 비율을 다시 높이기 위해 증거금을 채워넣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러나 이번처럼 개장 즉시 하한가가 나오면 대처하기 어려워진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8종목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과도한 레버리지가 걸려있는 종목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들 종목을 담고 있던 다른 증권사 CFD 계좌에서도 연쇄적으로 담보부족으로 인한 반대매매가 터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지금 종목들이 하한가에 거래되고 있고, 매수하려는 주체는 없는 상황"이라며 "연초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많이 오르면서 일반적인 차익실현 매물도 겹쳐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품절주"라며 "레버리지 투자가 많은 다른 품절주 종목도 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에서도 레버리지 투자와 관련해 변동성이 커진 종목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가가 급변한 8개 종목에 특이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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