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거북선축제, 오르막길 지나는 가장행렬…안전은요?
통제영길놀이 구간 1.7km 중 300m 오르막길
장소 변경에 호국축제 정체성 훼손 논란
안전 위한 장소 변경인데 되레 안전 우려
국내 최대 호국축제인 전남 여수거북선축제가 기존 진남관에서 세계박람회장으로 장소를 변경하면서 호국축제 정체성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통제영길놀이 구간에 오르막길이 포함되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여수시에 따르면 제57회 여수거북선축제가 다음달 4~7일 여수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린다. 시는 9억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출정식과 통제영길놀이, 전라좌수영 멀티미디오쇼 등 각종 체험과 전시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수시는 이번 축제에서 주무대를 진남관 주변인 기존 종포해양공원과 이순신광장 일원에서 2~3㎞ 떨어진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변경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장소 변경과 관련해 이태원 참사 이후 전국적으로 행사기간 안전문제가 대두되면서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세계박람회장을 최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열린 거북선축제가 40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해 올해도 대규모 인파의 밀집이 예상된다는 것.
여수거북선축제의 당초 명칭은 여수진남제로, 1967년 시작된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호국문화축제로 반세기 넘게 축제가 이어지면서 자리매김했다. '여수진남제'는 3려 통합 이후인 2004년 '거북선축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진남제는 진남(鎭南), 남쪽 바다를 제압해 나라를 지킨 호국정신을 향토문화제로 발전시킨 것으로, 임진왜란에서 승전을 이끈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본받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진남관은 이순신 장군이 본영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1963년 보물 324호로 지정됐다가 2001년 국보 제304호로 승격 지정된 역사적 배경이 깃든 장소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유적인 진남관 일원이 주무대가 아닌 길놀이 일부 구간으로 의미가 축소되면서 호국축제 정체성 훼손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통제영길놀이 구간 1.7km 중 진남관 주변 약 300m가 오르막길로 되어 있어 자칫 동력과 무동력 가장물이 고장이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여수거북선축제의 상당수 대형 가장물들은 수년째 반복해서 사용해왔다. 경사진 도로를 오르다 밀려날 경우 대형 안전사고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통제영길놀이는 15점에서 18점의 가장물이 참가할 예정이다.
축제위원회 측은 인파는 반대쪽 도로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가장물은 오르막길을 넘어 평지가 나올 때까지 다음 가장물은 이동하지 못한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대기 시간이 길어 흐름을 이어 갈 수 없도록 짜여 있어 축제 구성의 한계성도 보이고 있다.
여수거북선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오르막길을 오를 경우 일정 간격 우치와 가장물이 완전히 평지로 진입한 후 다음 가장물을 순차적으로 일동시킬 계획"이라며 "행렬은 건너편 도로를 이용하게 해서 안전사고에 만전을 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왜색, 고증 실패 지적을 받은 지난 축제에 대한 개선 노력이나 고민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열린 축제에서는 조선수군역을 맡은 학생들이 청록색 복색의 한복을 입고 등장해 '명나라 군대냐'는 비아냥을 들었다. 과거 진남제에서는 수군이 흰색 한복에 파란색이나 검은색을 걸치고 나왔다.
또 진남관을 형상화한 가장물에 붙은 검정색 국화문양 장식은 왜색 논란을 불러왔고 거북선 가장물을 장식한 화려한 네온 조명시설도 뒷말을 낳았다. 정기명 여수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도 의원, 기관장 등 30여 명, 특히 여성 정치인들도 모두 장군 복장을 입고 등장한 것도 볼썽사나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고증 실패 논란과 관련해 축제추진위 관계자는 "지난해 사용됐던 가장물이나 조선 수군 복장이 그대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고증 실패 지적을 받았던 여수거북선축제가 안전 문제로 장소를 변경했지만 되레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다 역사성 퇴색 우려, 고증 실패 논란이 겹치면서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각종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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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최창민 기자 cc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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