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로 면허취소된 前경찰서장 무면허·운전자 바꿔치기로 집행유예

핵심요약

무면허 운전하다 사고…운전자 바꿔치려 허위 진술
음주는 아닌 것으로 확인…뺑소니는 '혐의없음' 처분
경찰서 직원에게 전화해 수사 내용 확인
전 서장과 통화한 경위 공무상비밀누설로 검찰 송치

대낮에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서장이 1심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해당 서장은 과거 음주운전이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또 그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현직 경찰관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전주지법 형사제2단독(이해빈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상과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서장 A(66)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을 해 운전자를 바꿔치려 한(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B(43)씨는 벌금 200만 원을 받았다.

앞서, 전주지검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B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구형할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6일 오후 1시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교차로에서 자신의 BMW 차량을 몰다 반대 차선에서 주행하던 싼타페 차량을 들이받고 범행 장소를 떠났다.

그는 음주운전이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다만, A씨는 사고 당시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자신의 범행을 덮기 위해 지인 B씨와 공모해 입을 맞추고 수사 기관에 "B씨가 BMW 차량을 운전했다"고 진술한 혐의도 받는다.

전주지검은 A씨가 받았던 도주치상과 사고후미조치 등 뺑소니 혐의는 '혐의없음' 처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22년 2월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서도 "피해자에게 입힌 상해가 경미하고 피해자를 위해 일정 부분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자 전 서장 A씨와 B씨는 경찰 측에 "B씨가 A씨의 차를 운전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주덕진경찰서 소속 교통사고조사관이었던 C경위와 수십 차례 통화했다. 이에 C경위는 사건에 대한 내용을 A씨에게 누설한(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C경위는 해당 사건을 담당한 사고조사관이 아니었으나, 사건을 담당한 다른 팀의 조사관에게 사건을 문의해 수사 상황을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C경위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담당 조사관은 불송치했는데, 담당 조사관이 C경위에게 사건의 내용을 말한 행위는 공무상 누설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찰은 "(담당 조사관이) C경위와 사건에 대한 토론과 논의를 하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답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정보를 누설한 행위에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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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송승민 기자 sm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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