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이어진 반대매매 공포…CFD가 뭐길래

박은비 기자 2023. 4. 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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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 가능
공매도 같은 효과로 관심 받아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3.04.25.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매도 폭탄이 쏟아진 뒤 사흘째 증시가 어수선한 가운데 그 배경에 있는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차액을 당일 현금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CFD는 현행 제도상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 위험도가 높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투자 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에 한해 거래를 허용한다.

주식 없이도 매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CFD 특징이다. 공매도 활용에 제약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2019년 11월 개인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이 완화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지난 2015년 교보증권이 처음 CFD를 도입한 후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반 주식 거래보다 높은 수수료, 이자 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증권사들은 외국계 증권사와 협업으로 CFD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주문을 하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실제 주문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때 CFD 거래 주문을 하려면 위탁증거금을 예탁해야 하고 일정 수준의 유지증거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증권사는 종가 기준으로 보유포지션을 평가해 추가증거금을 납입하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이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 반대매매를 집행해 계약을 강제 청산할 수 있다.

CFD 계좌를 갖고 있는 특정 투자자가 한 종목에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증거금 부족으로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매도 물량 폭탄이 시작된 SG증권을 창구로 둔 곳은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등이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보유잔고는 3거래일 연속 특정 종목들을 하한가로 보낼 만큼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매도 폭탄에 따른 하한가 속출이 CFD 제도 자체의 문제로 보기 보다는 특정 세력에 의한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가 대중화됐다고 하지만 계좌가 수천개 수준이라 당국에서 조사하겠다고 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작전용으로 쓰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며 "그래서 금감원에서도 CFD 그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보겠다고 말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올해 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2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사 부문을 중심으로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주변에서는 (하한가가 속출하는 현상이) 오늘이 정점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매도가 매도를 부르기 때문에 계속 빠지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CFD 거래가 활발한 영국에서는 금융감독청(FCA)이 지난해 말 CFD 위험성을 경고하는 감독서신을 발송하는 동시에 CFD 운영사의 불법·부당행위 단속 강화에 나섰다. FCA에 따르면 CFD 투자자의 약 80%가 손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FCA는 CFD 업계가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지만 상당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전문투자자 지위를 얻거나 해외 CFD 업체를 경유하면 FCA의 소매투자자 대상 소비자보호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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