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를 이겨내고 2년7개월만에 단식 출전한 정현 “돌아온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2년7개월여 만에 치른 단식 복귀전은 아쉬운 패배로 끝이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플레이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오랜 부상을 털고 돌아온 테니스 스타 정현(27·랭킹 없음)이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정현은 26일 서울 올림픽테니스경기장 실외 센터콘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에서 조던 톰프슨(91위·호주)에 세트 스코어 0-2(2-6 4-6)로 패했다.
2018년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 진출해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 메이저대회 4강이라는 신화를 달성했던 정현은 이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 등으로 인해 2020년 프랑스오픈 예선을 끝으로 투어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번 대회는 그 후 2년7개월여 만에 갖는 단식 복귀전이었다. 원래는 24일 열릴 예정이었는데 상대인 톰프슨이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며 ATP에 연기 요청을 해 25일로 미뤄졌고, 25일에 비가 와 또 연기돼 이날 경기가 열렸다.
3년에 가까운 공백으로 확실히 정현의 실전감각은 무뎠다. 1세트에서 수차례 범실을 저지르며 2-6으로 세트를 내줄 때만 하더라도 경기가 일찍 끝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2세트 들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따낸 뒤 이어진 톰프슨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바로 내주며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고, 3-3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한 것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비록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정현의 얼굴은 밝았다. 정현은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걱정스러운 면이 코트에서 드러난 것 같다. 조금 더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목을 잡았던 허리 부상은 여전히 정현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오픈 챌린저 때 가지려 했던 단식 복귀전을 무산시킨 것도 바로 재발한 허리 부상이었다. 허리 부상 때문에 서브 폼부터 하나하나 다 고쳤다는 정현은 “아무리 연습경기를 실전처럼 한다고 해도 똑같이 느껴지진 않는다. 확실히 실전감각이 부족했다”면서도 “그래도 몇 번이나 복귀를 시도할 때마다 부상이 도져 재활하는 패턴이었는데, 이번에는 재활을 잘해서 단식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한 번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주 뒤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오픈 챌린저에 출전할 예정이라는 정현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통해 그 동안의 ‘부상 트라우마’를 꼭 이겨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현은 “밖으로 돌아다니는 성격이 아니라 최근에는 감정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 오늘 팬들의 응원을 듣고 소름이 머리까지 올라왔다. 경기는 졌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다”며 “어느 순간부터 부상에 겁을 먹은 내 모습을 봤다. 이번에 복귀를 선택하고 난 뒤에는 통증도 없었고, 트라우마를 이겨내려 스스로 싸웠다. 돌아온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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