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소 나뒹구는 계곡‥10년간 '방치'

배현정 2023. 4. 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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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외전]

◀ 앵커 ▶

경주의 한 마을 인근 계곡에 누군가 죽은 소를 내다 버리는 일이 10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질병에 걸려 숨진 소들로 추정되는데, 신고를 받은 지자체가 질병 검사도 하지 않고 사체를 땅에 묻어 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주시 안강읍의 한 야산입니다.

산비탈 나무 덤불에 하얀 물체가 걸려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말라붙은 소가죽입니다.

바로 옆 비탈에는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이는 까만 소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저곳에 토막 난 소의 사체들이 백골로 변해 있습니다.

더 깊숙이 들어오니 소머리가 흙바닥에 떨어져 있는데요.

가까이 와보니 부패한 사체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이달 초엔 버려진 송아지 사체는 통째로 나뒹굴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는 상수원 보호구역인 형산강으로 흐르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김영애/주민] "처음에 봤을 때 깜짝 놀랐고, 냄새가 너무너무너무 역겨워서 올렸어요 (토했어요)."

이렇게 마을 뒷산에는 무려 10년 동안 소의 사체가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치워오다, 최근 투기량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김영애/인근 주민] "전에는 젖소만 버렸어요. 올해는 젖소, 한우, 이렇게 버리니까 이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거예요."

주변지역에 소 사육 농장 500곳이 밀집해 있는데, 누군가 폐기 비용을 아끼기 위해 투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근 주민] "자기네들이 이거를 묻으려고 하면 돈이 드니까 구제역이나 요새 병이 많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런데 취재결과 이곳 소 사체들이 사건 현장 1-2km 떨어진 국유지에 다시 매립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죽은 소 사체에 전염병이 남아있을 수 있어서 검사를 해야 하지만, 신고를 받은 경주시가 그냥 사체들을 묻어버린 겁니다.

[북경주행정복지센터 관계자] "업무를 잘 몰라서 처음에 매립을 했는데 알아보니까 전염병 발생에 우려가 예상되어서 (소각) 업체에 맡겨서 처리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경주시는 또 동물사체 불법투기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이 이유를 묻자 경주시 관계자는 "신고해도 못 잡을 거 같아 신고를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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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 기자(bhj@p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1400/article/6477908_361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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