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가 심의 수수료 216만원 내는 이유
수수료와 행정 심사도 지원…인디게임 확보 나서
인디 게임은 일반적으로 소규모 개발팀이 대규모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유롭게 만드는 게임을 뜻한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어몽어스', '마인 크래프트'도 인디 게임으로 시작했다.
PC 인디게임 전성기…등급 분류 고민
인디 게임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인디 게임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스컬'부터 지난해 게임대상 인디 게임상을 수상한 원더포션의 '산나비',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도전으로 유명한 펌킨의 '알트에프포' 모두 PC를 기반으로 한 인디 게임이다.
PC 기반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게임의 등급 분류다.
국내에서 유통하는 모든 게임은 등급분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모바일보다 PC 게임 부담이 크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등급분류 심사를 받으려면 수수료를 낸다. 게임 장르나 이용 형태, 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한다.
게임위의 수수료표에 따라 단순하게 한글화된 PC 기반 RPG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다고 계산할 경우 216만원이 들어간다.
게임위에 제출되는 게임물의 양이 많다 보니 심의 기간도 최소 15~45일이 걸린다.
소규모 자본과 인력으로 게임을 만드는 인디 개발사 입장에선 심사 과정과 수수료가 부담이다. 1인 개발자는 복잡한 서류 작업 때문에 등급 심의를 신청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PC·콘솔 기반 액션 캐주얼 게임을 개발 중인 한 인디 개발사 대표는 "모바일 게임은 앱스토어 쪽으로 심의를 쉽게 받을 수 있는데, PC의 경우 직접 퍼블리싱하면 게임위에서 심의를 받아야 하다보니 비용 면에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자체등급 분류로 입점 게임 늘리는 플랫폼사업자
이런 이유로 인디 개발사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가진 게임 플랫폼을 통해 등급을 획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에픽스토어, 스토브인디를 비롯한 게임 플랫폼 또한 심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등급분류 지원에 나선다. 양질의 인디 게임을 다수 확보해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017년 도입된 자체등급분류제에 따르면 게임위로부터 심의 권한을 위탁받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직접 유통할 게임의 등급을 분류할 수 있다. 다만 현행 법령에 따라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은 기존 방식과 같이 게임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PC게임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사업자 중에서는 '에픽스토어'를 운영하는 에픽게임즈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처음 지정됐다.
에픽게임즈는 전담 지원팀을 통해 청소년용 게임의 자체 등급 심의를 무료로 지행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심의에 최소 일주일이 소요된다. 자체등급분류 통해 게임 등급분류한 게임 숫자는 지난해 기준 134개다.
에픽게임즈가 최근 출시한 '셀프 퍼블리싱 툴'은 무상으로 국제등급분류연합(IARC) 등급분류 서비스를 지원한다. 국내 게임위 기준에 맞춘 등급분류와는 별개로 개발자가 선택할 수 있다. 호주, 브라질, 러시아 등 IARC 등급이 필요한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사업자에게 좋은 선택지다.
스토브인디, '청불' 게임 심의수수료 전액지원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를 운영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7월 게임 플랫폼을 가진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획득했다.
법인 합병 과정에서 지난해 말 자격이 취소됐지만 지난달 초 다시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됐다. 당시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성준호 대표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재지정을 기점으로 더욱 다양한 인디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입점한 청소년 게임의 경우 자체 심의할 수 있는데 따로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며 2~5일 이내에 등급이 부여된다.
현재까지 개발사가 스토브인디에서 분류된 등급에 대해 이의신청을 한 경우는 1건으로, 추가 검수를 통해 협의하고 등급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스토브인디’가 심의를 지원한 게임은 총 268개다.
스토브인디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의 경우 심의에 드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필요 자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등급의 인디 게임을 플랫폼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스토브인디의 지난해 연간 출시작과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50% 이상 늘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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