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오면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 연장된다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8개 약관 시정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으로 비행기를 탈 수 없을 경우 항공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연장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회원약관을 심사해 8개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우선 팬데믹에 따른 항공여객운송 중단으로 항공 마일리지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제한될 경우 마일리지 유효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자체적으로 약관을 개정, 항공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을 10년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처럼 항공 마일리지 사용이 곤란한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

마일리지 공제기준을 바꿀 때 유예기간을 예외 없이 12개월로 정한 조항도 시정했다. 팬데믹으로 항공 마일리지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을 경우엔 마일리지 공제기준 변경 전 제도를 12개월 이상 적용해 유예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또한 공제기준 변경 예고 후 보너스 좌석 증편 등을 통해 유예기간 중 항공 마일리지를 적극 소진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하게 했다.

사전 통보 없이 제휴 서비스를 변경·중단할 수 있도록 한 약관 조항에 대해선 사전 고지를 하고, 불가피한 경우 사후 고지를 하도록 수정했다. 포괄적인 사유로 회원 자격을 일방적으로 박탈하고 적립된 항공 마일리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회원자격 박탈 사유 구체화와 함께 회원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제휴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 면책 조항 관련해선 항공사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게 손질했다.

남동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항공사와 회원 간의 관련 분쟁이 줄어들고 소비자 권익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