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적자' SK하이닉스 "하반기 업황반등 기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영업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요 감소에 따른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적자 폭은 더 커졌다. 다만 SK하이닉스는 2분기 반도체 재고가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동시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서다.
김우현 부사장(CFO)는 "현재 메모리업계가 겪고 있는 수급 불일치와 이로 인한 재고 수준은 그 정도와 규모 면에서 과거의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그런 시장 상황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만들어낼거라고 믿었던 D램도 업계 전반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고, 낸드플래시는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출하량이 모두 줄어들어 각각 전분기 대비 약 20%, 10% 중반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ASP 역시 D램은 약 10%후반, 낸드는 약 10%가량 떨어졌다.
응용처별로는 PC 부문의 수요 약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김 부사장은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출하량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가격 민감도가 낮은 플래그십 중심으로 채용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버 역시 경기 침체 우려로 기업들의 IT 투자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다소 둔화됐다.
자연히 재고는 늘었다. 김 부사장은 "완제품 재고가 D램과 낸드 모두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은 한 자릿수 중후반대, 낸드플래시 수요 성장률은 10% 중후반대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수요 회복 강도에 따라 업사이드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는 전분기 기저 효과로 D램과 낸드 모두 1분기 감소분을 초과하는 수준의 두자릿수 출하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챗GPT 등 AI 산업 발전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성능 서버 사용 증가로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서버향으로는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모바일향 LPDDR5가, 낸드플래시는 176단 기반의 SSD(솔리스스테이트드라이브) 제품 판매 확대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와 관련해선 "서버 출하량이나 관련 메모리의 성장률은 통상 대비 최대 40% 이상까지도 향후 5개년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금액기준으로 보면 30% 이상 향후 5년간 성장할 동력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량 조절 역시 맞물리며 수급불균형이 해소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재고가 많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조절해왔다. 수익성이 낮은 제품엔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했다. 김 부사장은 "이제 모든 공급업체가 감산에 돌입하고 이에 따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중에는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결 기준 투자를 지난해 대비 50% 이상 축소해 진행하고 있다.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 전 영역의 투자를 최소화하여 운영하는 셈이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을 둘러싼 중국 공장에 대해선 "현재로선 문제없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 금지 조항을 두고, SK하이닉스에 내려진 유예 조치가 연장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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