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기현 저격 논란에 태영호 “‘애먼 곳 도움 구걸’ 金에 한 말 아냐”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은 26일 김기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애먼 곳에 도움 구걸’ 발언에 대해 “김 대표에게 한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그 발언은 전광훈 목사가 우리 전당대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처럼 말하니,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제가 김 대표를 저격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 대표를 향해서 ‘우리가 다 같이 똘똘 뭉쳐서 가야 한다’는 말을 계속했고, 단 한 번도 김 대표에게 흠집이 날 얘기를 한 적 없다”고 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지난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엄한(애먼)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며 “전광훈 목사가 저를 간첩 같다고 비난했음에도, 그리고 전당대회 기간 제 주변에서 전 목사에게 간첩 발언 그만 하게 해 달라고 연락 좀 해보라고 한 제안도 저는 단칼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때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김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태 최고위원이 자신의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지령’ ‘JMS 민주당’ 발언을 질책한 김 대표를 향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취지다. 태 최고위원은 당시 발언 직후 ‘김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추가로 보탤 말은 없고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만 답했었다.
태 최고위원은 이틀 뒤인 이날 발언 취지를 설명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 발언에 대해 ‘이렇게 해석된다’ ‘저렇게 해석된다’는 질문이 너무 많아 일일이 제 입장을 계속 밝히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 ‘백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고 했고, 페이스북에 ‘Junk Money Sex(쓰레기, 돈, 성)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후 지난 24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 비판은 ‘업무상 해프닝’이었고, 역사 문제는 소신”이라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 자리에서 ‘애먼 곳에 도움 구걸’ 발언도 함께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태 최고위원이 김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주변에서 태 최고위원에게 여러 조언을 줬다”며 “태 최고위원도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발언 취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중 여당 지도부가 분란이 있는 것처럼 비춰져선 안 된다는 점도 강하게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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