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교수 "나 같은 사람도 고전 읽을 수 있다 보여주고 싶었죠"

임근호 2023. 4. 26. 14: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56)가 고전 해설서를 냈다.

"저도 다른 고전 해설서들을 읽어봤어요. 오히려 겁이 나더라고요. 이런 내공이 있어야 고전을 읽을 수 있겠구나 하고요. 저는 내공 같은 게 전혀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도 고전을 읽을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어 이 책을 썼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인 에어, 부활, 돈키호테 등 13개 고전 읽고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펴낸 서민 교수
‘고전 초짜’의 솔직담백한 고전 완독기
“나도 다 이해 못해, 그래도 괜찮아”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 사진=서민 제공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56)가 고전 해설서를 냈다.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한국경제신문)란 책이다. 26일 전화 인터뷰에서 서 교수는 “나 같은 사람도 고전을 읽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다독가다. 1년에 100권 넘게 읽는다. 소장 도서만 1000권이 넘는다. <서민 독서>, <유쾌하게 떠나 명랑하게 돌아오는 독서 여행> 같은 책도 썼다. 그런데 뜻밖의 말을 꺼낸다. “사실 저는 책과 담쌓고 살았어요. 나이 서른에 글 좀 잘 써보려고 뒤늦게 책을 읽기 시작했죠. ”

그래도 고전엔 영이 손이 안 갔단다. <파우스트>, <돈키호테> 같은 책을 사놓고도 오랫동안 책장에 묵혀 뒀다. 고전을 안 읽었다는 콤플렉스, 언젠가 고전을 읽고 싶다는 버킷 리스트 같은 소망이 뒤섞여 50대에 고전 읽기에 도전했다. <제인 에어>, <부활>, <돈키호테>, <파우스트>, <안나 카레니나> 등 책에 실린 13개 고전이 모두 최근 3~4년 동안 읽은 책이다. 

“저도 다른 고전 해설서들을 읽어봤어요. 오히려 겁이 나더라고요. 이런 내공이 있어야 고전을 읽을 수 있겠구나 하고요. 저는 내공 같은 게 전혀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도 고전을 읽을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어 이 책을 썼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 책은 독특하다. 소위 말하는 ‘무게 잡기’가 전혀 없다. 느낀 그대로를 솔직하게 전한다. 단테의 <신곡>을 읽는 건 “전화번호부를 정독하는 느낌”이라고 하고, <파우스트>에 대해선 “최소한 내게 좋은 책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내공 없는 이의 책’이라고 우습게 봐선 안 된다. 자신을 낮춰 말했지만 그는 10년 넘게 연 100권씩 책을 읽은 사람이다. 고전을 요약해 소개하는 것을 넘어 책 속 인물들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름의 해학과 철학을 끌어낸다. 

10년 넘게 100권씩 책을 읽는 그도 힘들어하는 고전 읽기를 왜 권하는 걸까.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이 인생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고 인정한 책이니까요. 고전을 읽은 사람은 미리 정답을 알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격이죠.”

그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그런 것 몰라도 된다”다. 그도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고전이 많단다. “고전 한 권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 뿌듯함만 얻어도 좋습니다. 어디가서 자랑은 할 수 있잖아요. 인내심도 기를 수 있죠. <안나 카레니나>, <돈키호테> 같은 두꺼운 책을 읽고 났더니 이제는 어떤 책도 읽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물론 그도 포기한 책이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이다. 

이 한 권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는 고전은 <돈키호테>다. 그는 “돈키호테와 함께 한 여행은 고전답지 않게 무척 즐거웠다”며 “게다가 축약본이 아닌 <돈키호테> 원본을 완독한다면 대한민국 1%에 든다는 자부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