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女 테니스 선수, 폴란드 여객기 탑승 거부 당해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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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러시아 테니스 선수가 폴란드 국적 항공사 LOT가 운항하는 항공편 탑승을 거부 당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로이터 통신의 26일(한국시각)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여자 테니스 선수 비탈리아 디아첸코(32)는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LOT 항공편 탑승을 거부당했으며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 역시 항공권 판매를 거부했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디아첸코는 “공항에서 잠을 자고 (국적 때문에) 삼류 시민처럼 대우를 받았고 수천 유로를 썼다”고 썼다. 디아첸코는 폴란드 바르샤바와 프랑스 니스를 경유해 지중해의 프랑스령 섬 코르시카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LOT는 디아첸코의 탑승을 불허했다고 확인했다.

항공사는 이메일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 내무부가 정한 지침에 따라 해당 선수의 탑승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규정에는 솅겐 자유통행 지역 외부에서 여행하는 러시아 연방 시민과 관련하여 공항을 포함한 특정 국경 횡단을 제한하는 내용이 있다고 LOT는 전했다.

유럽 연합은 러시아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의 영내 진입을 금지하고 솅겐 지역 자유 여행 비자 발급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9월에는 핀란드가 발트해 연안 국가 및 폴란드와 함께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국경 폐쇄에 동참했다.

솅겐 조약은 역내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와 같은 국경통과 절차를 면제함으로써 가입국 간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여자 테니스 협회(WTA) 세계 랭킹 250위인 디아첸코는 루프트한자 항공권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비자를 발급한 스페인을 통해서만 솅겐 지역으로 입국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루프트한자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테니스는 대부분의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동맹국 벨로루시 출신 선수들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중립 선수’ 자격으로 투어와 다른 그랜드 슬램 대회에 출전해 왔다.

모스크바가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는 침공 이후 윔블던 선수권대회만 작년에 두 나라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했지만 올 3월 이들을 ‘중립 선수’로 받아들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