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윤 대통령 역사 무시하고 일본에 무릎 꿇어”

이종섭 기자 2023. 4. 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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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행보를 비판한 기사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배치해 놨다.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연일 한국 정부에 날을 세우고 있는 중국 관영매체가 이번에는 대일본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놓고 윤 대통령을 깎아 내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칼럼을 통해 지난 24일 보도된 윤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이 미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역사를 무시하고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100년 전에 일어난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거나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발언에 대해 “국내에서 인기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아시아 국가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다른 아시아 사람들의 감정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반드시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한국과 지역 안보에 해가 될 이른바 안보협정을 달성하기 위해 역사를 무시하고 미국, 일본과 손쉬운 동맹을 추구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며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또 샹하오위(項昊宇) 중국국제문제연원 아태연구소 연구원의 견해를 인용해 “윤 장관의 발언은 여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는 보수적인 정치적 신념을 바탕으로 맹목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배려하며, 정치인으로서 감각과 자국의 안보환경, 한반도의 복잡한 역사적 배경, 역내 강대국 간 전략적 역학관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고 깎아내렸다.

글로벌타임스는 앞서 윤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 등을 언급한 것도 다시 상기시켰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도발적인 발언을 해서 강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며 “그의 친미 외교는 한반도에 큰 리스크를 가져올 뿐이고 한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총알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 “힘에 의한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윤 대통령 발언이 공개된 이후 연일 사설과 칼럼, 일반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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