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리퍼블릭, SVB 전철 밟나…은행위기 재발 가능성은 낮은 듯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대규모 예금 인출로 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향후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 정부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과 접촉해 해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전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따른 파장을 해결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자산 전체, 혹은 일부 매각과 같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미국 정부와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유력한 대책은 지난달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돕기 위해 300억달러의 예금을 예치했던 11개 미국 대형은행들이 다시 한번 백기사로 나서주는 것이다.
또 다른 대책은 실리콘밸리 은행(SVB)처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도 자산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모두 넘기고 예금 전액에 대해 지급 보증을 받는 것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과 밀접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은행은 정부가 "관계자를 모두 소집해 해결책을 논의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백악관과 재무부, 연준(연방준비제도) 등과 이미 만났다고 전했다.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주가가 반토막이 났지만 KBW 지방은행 지수는 낙폭이 4% 미만으로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FT는 투자자들이 지난달 SVB 사태 때만큼 불안해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팩웨스트 뱅코프는 이날 정규거래 때 주가가 9% 가까이 급락했지만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20일 이후 예금이 18억달러 유입됐다고 밝히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16.2% 급등했다.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 폭락은 대규모 예금 인출도 문제였지만 전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경영진이 질문을 받지 않고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의 실적에 대해 가이던스를 아예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최근 몇 주일간 사업 일부를 매각하려 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일부 프라이빗 에쿼티 회사가 일부 자산에 관심을 표명했으나 FT에 따르면 정부는 은행위기를 이용해 바이아웃 회사들이 과도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뱅크런이 발생하더라도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생존에 별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줄어든 예금을 비싼 금리의 대출로 충당하다 보니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은행 경영이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급격한 예금 인출에 따른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연준과 연방주택대출은행(FHLB)의 대출과 JP모간 등 11개 대형은행들의 구제성 예금에 의존했다.
문제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에 지급하는 이자가 통상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에 지급하는 이자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연준과 FHLB에서 빌린 돈에 대해 연 평균 3~4.9%의 금리를 지급한다. 반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실행한 대출 대부분은 장기 고정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평균 3.73%이다.
이 결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올 1분기 예대마진은 1.77%로 1년 전 2.45%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웰스 파고의 애널리스트인 자레드 쇼는 퍼스트 리퍼블릭의 예대마진이 올해 말에는 거의 0%가 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에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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