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美 우주동맹 지원사격…과학계 "유인 탐사 공동연구 기대"
"우주탐사에 시간·자본·인력 필요, 美와 협력 매우 중요"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찾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양국 간 우주동맹 강화에 합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미국우주위원회 위원장이다. 과학계에선 이번 정책 지원으로 한국도 유인(有人) 우주시대를 대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한미 우주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 연설을 진행했다. 연설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팸 멜로이 NASA 부국장이 '우주탐사·우주과학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에 서명한 이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새로운 한미동맹 70주년 중심에 우주동맹이 있길 기대한다"며 "오늘 체결한 공동성명서는 양국 우주 협력이 우주동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주를 향한 인류의 진전에 한국과 한 팀이 돼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협력을 확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언급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1972년 아폴로 17호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재개하는 미국 주도 국제 유인 달 착륙 계획이다. 과거 신냉전 시대처럼 체제우위를 과시하는 목적이 아니고, 경제·안보 관점에서 달을 거점 삼아 화성으로 나아가는 목표다. 미국은 2025년 여성·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재착륙시킬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협력으로 아르테미스 임무에 참여 지분을 늘린다. 현재 미국은 달 궤도(지구와 38만㎞ 거리 심우주)에 유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건설을 구상한다. 양국은 이번 공동성명서에 따라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 거주 활동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 로봇·모빌리티 개발, 우주의학·생물학, 우주과학 개념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양국은 개념연구 이후 구체적인 협약을 맺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간다. 현재 국가적으로 한미가 협력하는 심우주 통신, 위성항법시스템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 또 달 탐사용 로봇을 만드는 현대차그룹, 지구 저궤도에서 우주의학 등 연구를 수행하려는 보령 등 산업체도 이번 계기로 미국과 협력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김 단장은 "한미 우주협력은 우리나라가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누리호·다누리 발사 성공에 이어 우주탐사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우연은 달 궤도선 다누리 개발 과정에서 NASA와 협력한 바 있다.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은 "현재 우리나라도 달·화성 탐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르테미스 임무에 한국의 역할을 찾기 위해 NASA 본부에서 실무자 협상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천문연은 그동안 태양권, 우주탐사 과학, 천체물리, 소행성 분석 등에서 NASA와 연구를 진행해온 기관이다.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은 "우주 분야는 미국과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번 협력 약속을 계기로 그동안 진행해 오던 우주현지자원활용(ISRU) 연구를 가속화하고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NASA와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NASA와 우주항공청 간 협력을 지원하겠다"며 "연내 우주항공청을 설립해 우리나라 우주개발 현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체결한 공동성명서에는 우주항공청 영문명이 KASA로 명시됐다. KASA는 'Korea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의 약자로 보인다. NASA 약자는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워싱턴DC(미국)=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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