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원내대표 되면 검찰과 맞짱…민생법안 추진 1호는 기본금융" [인터뷰]

한재영/원종환 2023. 4. 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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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박범계 의원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생 입법 투쟁을 과감히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자정 능력을 통해 민주당의 구태를 청산하고 민생 현안을 내세워 정부의 '야당 탄압' 프레임에 맞서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의원들이 원하는 원내대표는 총선 승리를 안겨주는 사람"이라며 "검찰과 투쟁하며 민생의 뇌관을 때리는 핵심 입법 5가지를 추진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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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박범계 의원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생 입법 투쟁을 과감히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자정 능력을 통해 민주당의 구태를 청산하고 민생 현안을 내세워 정부의 '야당 탄압' 프레임에 맞서겠다고 했다. 특히 대의원제를 축소해 권리 당원들의 목소리를 강화하고 '기본금융'을 통해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의원은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여러 사법 리스크를 두고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검찰 독재'를 거듭 언급했다. 그는 원내대표 등록 마감 기한 하루를 앞두고 '깜짝 출마'를 선언해 관심을 끌었다. 당내 윤석열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민주당을 겨냥한 윤석열 대통령의 4·19 기념사가 결정적이었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박 의원은 "의원들이 원하는 원내대표는 총선 승리를 안겨주는 사람"이라며 "검찰과 투쟁하며 민생의 뇌관을 때리는 핵심 입법 5가지를 추진하겠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깜짝 출마 선언을 듣고 모두가 놀랐다. 출마하게 된 계기는.
"잠깐 고민했었지만, 원내대표 출마 생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돈봉투' 사건이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윤 대통령의 4·19 기념사 메시지에 들어가 있는 민주당을 겨냥한 여러 표현도 결정적이었다. 그 발언을 지금 이 시점에서 왜 했는지 의구심이 들었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왜 차기 원내대표가 박범계여야 하는가.
"내가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선거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언론의 기대도 크지 않았다. 내가 원내대표 선거에 참여하면서 열기가 뜨거워졌고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느 때보다 '비상한 시국'이다. 검찰 독재 정치 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의 자정능력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검찰 독재에 맞서기 어렵다는 절박한 우려가 있다고 본다. 그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게 나의 장점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원내대표가 되면 당내 리스크로 불거지는 '돈봉투' 사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단순히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이나 탈당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탈당했다고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과 민주당 당원들은 송영길 전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문제로 볼 것이다.

김현아 국민의힘 전 의원 사건과 관련한 돈봉투 육성 파일이 어느 정도 문제를 상쇄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 압도적으로 승리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선 선제적인 자정 능력이 필요하다. 민생 입법 투쟁을 과감히 펼쳐야 한다."

▷검찰이 포렌식으로 돈봉투 사건 녹취 3만건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이 주도하는 돈봉투 사건을 어떻게 반전할 생각인가.
"신빙성을 차치하더라도 검찰이 문제를 핸들링하는 것 자체는 못 막는다. 그러나 민주당이 자정 능력만 갖춘다면 검찰이 3만건의 녹취만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여론의 추이를 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반전이 됐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정치 탄압이 과하다는 시선이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수사 중심 국정운영이 스스로 독이 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우리가 능동적으로 자정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효과적인 민생 입법도 뇌관을 때려야 하고, 수사 국면 대응도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삼박자를 맞춰야 한다."

▷당 지도부의 돈봉투 사건 대응 방식은 어떻게 판단하나. 자체적으로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수조사는 지금 시점에선 거론하기엔 물 건너간 얘기다. 모두가 혐의나 의혹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근거를 갖고 얘기해야 한다. 물론 지금 사건이 송영길 당 대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왔으니 송영길 전 대표가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모든 의원의 양심고백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 나간 얘기다. 외부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전문가들로 꾸린 특별한 조사기구를 만드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당내에서 대의원제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에서 3선 의원으로 20년을 보냈다. 현재 구조에서 기득권 정치를 비판하면서 나 자신도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현재 구조는 민주당의 역동성과 민주성, 새로운 신진 세대 등용을 막는 큰 절벽이자 장벽이다. 용기 있게 혁파해나가야 한다.

줄 세우기 정치나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서라도 아래로부터의 당원 개혁은 필요하다. 권리 당원들의 의사가 정책 결정을 하는 데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팬덤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모든 당원이 전수조사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의원제 축소가 이재명 대표의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말에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가 10만 명이 참여하는 권리당원 전수조사에서 톱을 달리면 오히려 자신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게 아닌가. 이재명 대표도 민주성 위에서 칼날 같은 검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당장은 이재명 대표가 77.77%의 압도적 득표를 받아 유리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단련과 혁신을 거듭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원내대표가 되면 대의원제를 축소할 생각이다. 이재명 대표가 막 대표가 될 때쯤에 제안했었고, 이재명 대표도 흔쾌히 동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재명 대표 지킴이가 됐다."

▷민주당에서 쟁점 법안을 다루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원내대표가 되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생각인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생각이다. 국민의 상당수를 적으로 돌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사용을 '회군'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역사적으로도 위화도 회군이 있지 않았나. 윤석열 대통령의 회군을 막아야 할 결정적인 이유는 극단적으로 '우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유연하게 사고하거나 여러 출신 핵심 참모의 얘기를 받아들인다면 회군을 납득할 수 있다. 그 연장선이 야당과의 타협이다. 민주당이 여러 소수정당과 연대하는 법안에 대해서 대통령이 함부로 반려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직회부 상정을 통해 법안을 다루는 것이 '입법 독주' 프레임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선 패배 이후 당원들의 좌절감 속에서 우리는 계속 검찰 독재라는 총알을 맞아왔다. 입법 독주 프레임에 갇혀 꼼짝달싹을 못 하다가 작년 말부터 직회부라는 방식으로 돌파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직회부를 국민들께서 어떻게 볼지가 아니라 어떤 법안을 직회부에 담을 것인지다. 민생 입법 관련해선 폭발적인 지점을 설계해 직회부를 한다면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본다.

그 가운데 금융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재명 대표의 '기본금융'에 찬성한다. 이를 제도화해 생활 여건이 어렵거나 청년 창업대상자들이 무이자 수준으로 대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민주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검찰의 독재다. 이를 어떻게 대처해나갈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본다. 향후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수사가 리스크가 돼 분열과 갈등의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염려된다. 이 부분이 해소되면 이재명 대표는 놀라운 성취를 이룰만하다고 생각한다."

한재영/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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