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 SK하이닉스, 1분기 3.4조 적자…2분기 연속 사상최악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1~3월)에만 3조 4,023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사상 최대 적자입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2조 1,557억 원 대비 58.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조 8,639억 원에서 적자 전환했습니다.
순손실은 2조 5,855억 원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 8,984억 원 적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됐습니다.
2개 분기 적자 규모만 5조 원이 넘습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되며,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당사는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도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천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나마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충격이 더 컸습니다.
문제는 아직 실적이 바닥을 찍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D램 업황은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를 소진하기 전까지는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내 큰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재고는 2분기까지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2분기에는 매출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시장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챗GPT 등 AI용 고성능 서버 시장 규모가 커지고, 고용량 메모리를 채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점 또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습니다.
이에 따라 서버용 DDR5,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D램, 176단 낸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uMCP(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하나로 합친 것)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려가기로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전사적으로 투자를 줄여가는 상황에서도 AI 등 앞으로 시장 변화를 주도해 나갈 산업에 활용되는 최신 메모리 제품에 대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10나노급 5세대(1b) D램, 238단 낸드 등 기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공정을 통한 양산 준비에 투자하면서 시황 개선 시 실적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DDR5·LPDDR5, HBM3 등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제품 라인업에서 당사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이 제품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여전히 메모리 시장환경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바닥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 보고, 당사는 수익성 제고와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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