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얼굴, 납작한 코… 그래도 사랑스런 ‘다운증후군 바비’

김희원 2023. 4. 2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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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모델로 유명한 엘리 골드스타인에게 누군가 바비인형을 건넨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미국 장난감 대기업 마텔은 25일(현지시간) 다운증후군 바비인형을 공개했다.

바비가 입고 있는 드레스의 노란색과 파란색은 다운증후군 인식과 관련된 색상이고, 인형이 착용하고 있는 핑크색 팬던트는 다운증후군을 일으키는 유전 물질인 21번 염색체가 3개 겹쳐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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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금발의 ‘백인 글래머’였던 바비인형
마텔, 다양성 위해 장애인 바비 등 잇따라 출시
“더 큰 공감능력 구축…수용적인 세상 되기를”
美다운증후군학회 “포용을 위한 큰 진전 축하”

다운증후군 모델로 유명한 엘리 골드스타인에게 누군가 바비인형을 건넨다. 엘리는 인형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끌어안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엘리가 받아든 인형은 전형적인 바비인형과 다른 모습이다. 키는 비교적 작고 긴 몸통을 갖고 있다. 귀는 작고 콧대가 낮았으며 눈 모양은 둥근 아몬드 모양이다. 다운증후군의 대표적인 외모 특징이었다. 

사진=마텔 제공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미국 장난감 대기업 마텔은 25일(현지시간) 다운증후군 바비인형을 공개했다. 새로운 바비인형은 다양한 사람을 대표하기 위한 마텔 프로젝트 중 일부다.

마텔 ‘바비 앤 돌스’의 글로벌 책임자인 리사 맥나이트는 “새로운 인형이 아이들에게 이해를 가르치고 더 큰 공감 능력을 구축해 더 수용적인 세상으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바비인형은 1959년 출시된 뒤 수십년 동안 밝은 피부, 금발, 잘록한 허리, 큰 가슴을 갖고 있었다. 또 늘 비현실적으로 높은 하이힐을 신었다.

이 때문에 마텔은 바비인형이 실제 여성들을 전혀 대표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호주 한 대학은 “사람이 바비의 체형을 가질 확률은 10만분의 1”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텔은 다양성이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2016년부터 통통한 바비, 키 작은 바비, 유색인종 바비 등을 출시해 왔다. 최근엔 보청기나 의족을 착용한 장애인 바비인형도 내놨다.

사진=마텔 제공
이번 다운증후군 바비 프로젝트를 위해 마텔은 미국 국립 다운증후군 학회(NDSS)와 긴밀히 협력했다. 작고 둥근 눈과 낮은 콧대 등 외모 생김새는 물론 착용한 의류와 장신구에도 의미를 담았다.

바비가 입고 있는 드레스의 노란색과 파란색은 다운증후군 인식과 관련된 색상이고, 인형이 착용하고 있는 핑크색 팬던트는 다운증후군을 일으키는 유전 물질인 21번 염색체가 3개 겹쳐진 모양이다.

인형은 양쪽 발목에 보조기구를 착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일부 어린이들이 발목을 지탱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기를 나타낸 것이다.

NDSS의 대표 칸디 피커드는 성명에서 “이 인형은 처음으로 (다운증후군 아이들이) 그들과 닮은 바비 인형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는 대표성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포용을 위한 큰 진전이자 축하해야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닮은 인형을 받아든 엘리는 그 순간 “압도당했다”고 표현했다.

최근 자신의 꿈이었던 ‘보그’지의 표지 모델이 된 엘리는 “다양성은 중요하다”면서 “사람들은 세상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을 더 많이 볼 필요가 있고 숨겨지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다른 장난감 회사들도 더 ‘포괄적’인 장난감 모델을 만들기 위해 최근 마텔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사진=프로모브릭 제공
레고는 2016년 영국에 기반을 둔 ‘토이라이크미’(#ToyLikeMe) 그룹의 캠페인에 따라 휠체어를 사용하고 비니 모자를 쓴 어린 장애인 미니 피규어를 출시했다.

토이라이크미 캠페인은 영국에 있는 77만명의 장애 아동을 대표하는 더 많은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시작됐으며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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