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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시된 작은 시계를 현장에서 직접 착용하거나 촬영한 모습. 왼쪽 위는 튜더 블랙 베이 54. 오른쪽 위의 시계 3개는 태그호이어 까레라 36. 왼쪽 아래는 파네라이 라디오미르 콰란타. 오른쪽 아래는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34.
작은 시계
지름 30mm대 중반의 소형 시계가 계속 출시되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보석이나 머더오브펄 등의 세공 요소를 붙인 여성향 시계였다. 올해 출시된 작은 시계들은 여러모로 다르다. 일단 출시한 브랜드가 굉장히 많다. 요 몇 년 동안 소형 시계가 한 번에 이렇게 많이 나온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한층 남성적이며 최소 유니섹스 지향이다. 남자가 차도 되지만 여자가 차도 된다. 전문가 집단과 시장도 긍정적인 분위기다. 튜더 블랙 베이 54를 이번 박람회 최고의 시계로 꼽는 해외 저널리스트들이 있었다.
복각
작은 시계 유행과 복각 및 레트로 지향은 상호 보완적이다. 옛날 시계가 작았기 때문이다. 20세기 중후반에는 남성 시계도 지름 40mm를 넘는 게 많지 않았다. 2023년판 인제니어 오토매틱 40은 당시 사이즈 그대로 지름 40mm로 나왔는데, 이 사이즈는 당시에 ‘점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렇다면 왜 복각과 레트로가 유행하는가, 라는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옛날 디자인이 꾸준하게 인기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와치의 몸에 문워치의 생김새만 입힌 ‘문스와치’가 팔려 나가는 건 스위스 시계에 신호 역할을 했을 것이다.
새먼 컬러
새먼 컬러 다이얼은 꾸준한 트렌드다. 파텍 필립, 노모스, A. 랑에 운트 죄네 등이 새먼 컬러 다이얼을 선보였다. 새먼 컬러 다이얼은 한 번에 10개를 선보인 게 아니라 몇 년 동안 꾸준히 쌓이는 중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미묘한 유니섹스 지향성 때문이라 본다. 변명 같지만 새먼 컬러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 쉽지 않은 색이다. 분홍이라고 하자니 탁하고 구리색이라고 하자니 분홍빛이 도는데 그걸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새먼 컬러’라는 영어뿐이다. 이 절묘한 모호함이 새먼 컬러의 경쟁력 아닐까? 새먼 컬러 다이얼이라면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테니까.
쉬운 줄 교체
그도 맞을 것이다. 시계는 비싸고 스트랩은 시계보다 싼데 스트랩을 바꾸면 시계를 확 바꾼 느낌이 든다. 여름의 메탈 브레이슬릿과 겨울의 스트랩 같은 식으로 계절 따라 바꿔 차기도 쉽다. 아울러 전용 스트랩 판매 기대라는 사업적인 목표도 있을 것이다. 보통 쉽게 교환할 수 있는 스트랩은 자사 정품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을 쓸 때만 가능한 경우가 많다. 시계 하나를 사면 자연스럽게 시계 회사의 애프터세일즈 공급망에까지 편입되는 셈이다. 시계를 두 개 팔 수 없으면 스트랩이라도 두 개 팔겠다는, 저성장 시대를 맞이한 시계 브랜드의 결의가 돋보인다.
Editor : 박찬용 | Photography : 신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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