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쾅’ 박았어요”…자동차 고의사고 피해자 잇따라, 대처는

진로변경 때 고의충돌 등 수법
20~30대 생활·유흥비 마련 목적

[사진 = 연합뉴스]

# 혐의자 A씨는 도로를 주행하면서 본인의 차량 앞쪽으로 진로변경하는 차량을 고의로 추돌하는 방법으로 총 6회에 걸쳐 보험금 3980만원을 타냈다.

# 혐의자 B씨는 사전에 공모해 지인 2명을 본인 차량에 탑승시킨 후 회전교차로에서 진로변경하는 차량을 발견 시 고의추돌 후 병원 치료 등을 사유로 보험금 824만원을 편취했다.

26일 금융감독원은 자동차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보험사기 관련 상시조사를 실시해 고의사고 혐의자 109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581건의 자동차사고를 유발해 84억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혐의자 1인당 평균 지급보험금은 7700만원에 달했다.

주로 20~30대가 생활비, 유흥비 마련을 위해 친구, 가족, 직장동료 등 지인과 함께 자동차 고의사고를 사전에 공모했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무직자, 이륜차 배달원 및 자동차관련업 종사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진로변경 차량을 먹잇감으로 삼는 경우가 951건(60.2%)로 가장 많았다. 상대 차량이 실선에서 진로를 변경하는 등 과실 비율이 높은 경우 고의로 접촉해 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수리비를 요구하는 수법이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는 상대 차량을 발견해 일부러 사고를 내는 사례도 211건(13.3%) 적발됐다. 후진 중인 차량을 고의로 접촉하는 경우(6.3%), 이유 없이 갑자기 급정거해 뒷차량의 추돌을 유도하는 경우(3.3%)도 적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보험업계 자동차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705억원으로 전년대비 12.1% 증가했다.

김종호 금감원 특별조사팀장은 “자동차 고의사고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교통법규를 지키고 안전거리 확보 등 방어운전의 생활화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교통사고를 당하면 경찰, 보험사에 즉시 알리고 현장 합의는 신중하게 결정하며 현장 사진, 블랙박스 등 증거자료와 목격자를 확보하는 등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