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원치 않는데…'바이든 vs 트럼프' 내년 재대결 성사되나

윤세미 기자 2023. 4. 2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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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40% 초반대에 묶여 있는 저조한 지지율과 미국인 평균 기대 수명을 넘긴 나이는 부담이지만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40%대 지지율·역대 최고령…재선에 부담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약 3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마가(MAGA) 극단주의자로부터 미국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현실에 만족할 때가 아니다. 일을 마무리 짓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MAGA'는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슬로건인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약자다.

상황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미국인 유권자들이 그의 재선 도전을 원치 않는다. 23일 발표된 미국 NBC 설문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70%는 출마에 반대했다.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 밋 롬니의 고문이던 케빈 매든은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도전은 그의 재선 도전이 뜨거운 환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압도적 거부감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권자들의 우려 요인 중 하나는 그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현재 80세인 그가 재선에 성공해 임기를 마치면 86세가 된다. 미국인 남성의 평균 기대 수명보다 약 10살이나 많다. 유권자들은 고령에 따른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를 우려한다. 안 그래도 그는 실언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말실수가 잦은 것으로 유명하다. 25일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 유권자 가운데 61%는 바이든 대통령이 관직을 수행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응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AFPBBNews=뉴스1

지지율도 부진하다. 2021년 8월 무질서한 아프가니스탄 철수 후 지지율이 추락한 뒤 2년 가까이 5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지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선에 나선 미국 대통령은 총 3명(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도널드 트럼프)이었는데 2명(지미 카터, 도널드 트럼프)은 재선에 실패했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씨름하면서 침체 벼랑 끝으로 몰리는 데다 미국인 10명 중 7명은 미국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1월 NBC 여론조사). 현재 미국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다만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은 개인적 호감도나 지지율에 비해 훨씬 튼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완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전하면서 당내 불안이 잦아든 데다 당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도전할 만한 경쟁력 있는 인물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민주당 경선에 힘을 빼는 대신 인프라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같은 굵직한 입법 성과를 홍보하고 비전을 펼쳐 보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4년 만에 다시 트럼프와 맞대결?…"승산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상대할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대로라면 4년 만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맞대결이 성사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앞서 성명을 내고 미국의 고인플레이션과 남부 국경 관리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한편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거짓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두 행정부가 이렇게 대조적이었던 적은 없었다"며 "우리는 위대함을, 저들은 실패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벌써 견제에 나선 것과 달리 미국 국민들은 둘의 재대결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모양새다. 25일 공개된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약 3분의 2는 두 후보의 재출마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소속 정당 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에선 44%가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했고, 공화당 지지층에선 35%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양자 대결일 경우 현재 시점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유리해 보인다. 둘의 맞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고 있어서다. WSJ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8%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5%)을 3%포인트 앞섰다. 로이터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43%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5%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인 메리 앤 마쉬는 "바이든은 이미 트럼프를 이겼고 대다수 미국인이 이 나라에서 가장 원치 않는 게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들어앉는 것"이라며 "바이든은 실수를 하겠지만 트럼프와의 대결에선 승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맞대결을 가정했을 땐 결과가 엇갈렸다. WSJ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45% 지지율로 디샌티스 주지사(48%)에 3%포인트 뒤졌지만, 로이터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43%로 디샌티스 주지사(34%)를 9%포인트 앞섰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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