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쪽박 차겠네...하루새 50% 급락한 은행, 휴지조각 될라
주가 하루 사이 50% 폭락
대출 수익 보다 이자 지출이 더 커
“연말 되면 순손실로 전환 전망”
2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티커 FRC)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9.37% 폭락한 8.1달러를 기록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한 자릿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15억1000만달러로 낮아졌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1년 전 152.04달러에서 94.6% 폭락한 상태다.
이 은행이 공포감에 휩싸인 것은 전날 공개된 1분기 실적보고서 탓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실적 발표를 통해 “예금 보유액이 1045억달러(약 140조 원)로, 작년 말보다 720억 달러(40.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분석전문가들이 전망한 1분기 예상 예금액 평균치는 1450억달러(약 194조원)였는데, 이 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투자자 불안을 예상한 듯 “다양한 전략적 선택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의문을 제기했다.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앞서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차입했기 때문에 실제 예금 감소액은 10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연방준비은행(FRB)으로부터 빌린 1000억달러에 달하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 역시 부담이다. 대출로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 보다 이자 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연방준비은행 등에 대한 대출금에 대해 평균 3~4.9% 이자 비용을 지급하는데 소비자와 기업 대출로 벌어들이는 평균 이자 수익은 3.7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자산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자금 조달을 위해 지급하는 차액인 순이자마진은 2.45%에서 1.77%로 하락한 상태다. 웰스파고의 제러드 쇼 분석가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연말이 되면 0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이르면 올해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1분기 매출액은 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고 순이익은 2억6900만달러로 같은 기간 33%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산송장(Living Dead)’ 대열에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티모시 코피 애널리스트는 “이 은행은 살아남기 위해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사업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DNA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진단했다.
지역 은행에 대한 위기 신호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뿐 아니다. 팩웨스트 뱅코프(PacWest)는 이날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정규장에서 8.9% 하락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13.8% 상승했다. 팩웨스트 뱅코프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손실과 예금 감소를 보고하면서 주가가 3월 초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또 노던 트러스트코프(Northern Trust Corp) 역시 이날 주가가 9% 하락했다. 예금이 8% 감소했다는 실적 보고를 한 것이 원인이었다. 지역 은행의 예금 감소 불안에 KBW 나스닥 지역 은행 지수와 SPDR S&P 지역 은행 ETF는 이날 각각 4% 급락했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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