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몸무게, 3~4초 스캔만 하면 알수 있다
농장 주인이 아이패드처럼 생긴 기구로 돼지를 촬영한다. 촬영 후 3~4초쯤 지나면 화면에 돼지 모습이 스캔 되면서 ‘112.08㎏’ 식으로 무게가 표시된다. 정확도는 96% 이상이다. 기존엔 일일이 돼지를 복도로 몰아 저울식 체중계를 지나가게 해서 무게를 쟀다. 사람도 4명쯤 붙어야 했다. 이 기기를 쓰면 인력을 아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흉위(가슴둘레), 체장(몸길이), 체고(높이)도 동시에 잴 수 있다. 언제 시장에 내놓아야 고기의 육질이나 상태가 좋을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 기기는 스타트업인 일루베이션이 개발한 ‘뷰(VIIEW)’라는 이동통신 체중측정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혁신성을 인정해 일루베이션을 4월의 ‘에이(A)-벤처스’ 기업으로 선정했다. 에이 벤처스는 농업(agriculture) 분야 ‘어벤저스’라는 뜻으로 농림부가 꼽는 최고의 기업을 말한다.
뷰는 돼지 50만 마리 이상의 3차원 표본 데이터를 분석해 개발한 알고리즘을 쓴다. 한 번 촬영으로 돼지 몸의 세세한 굴곡까지 파악할 수 있다. 다만 돼지 무게인 110~120㎏쯤을 재기 위한 것이라 사람의 몸무게를 잴 수 없다고 한다.
일루베이션은 2018년 이후 현재까지 265대의 ‘뷰’를 팔아 매출 17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루베이션은 작년 독일·덴마크 등을 중심으로 해외 양돈 시장에도 진출했다. 올해는 미국, 중국 등으로 수출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더 정밀한 기기를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현재 3~4초쯤 걸리는 무게 측정을 1~2초 내로 줄이려는 것이다. 일루베이션 관계자는 “축적된 자료를 빅데이터로 만들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측정 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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