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진이한 "아픈 父에 5년 공백…걱정했는데 좋은 반응 힘났어요"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진이한이 5년의 공백기를 끝내고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지난 25일 KBS 2TV 월화드라마 '오아시스'가 9.7%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오아시스'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꿈과 우정 그리고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진이한은 극 중 보안사 준장 출신 정권의 실세 황충성(전노민)의 오른팔 오만옥 역을 맡아 황충성에게는 절대 복종하지만 치밀한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으로 활약했다. 차갑고 절제된 표정과 중저음 보이스로 극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이면서 악역이지만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난 진이한은 "좋은 작품에 출연해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좋은 연기로 보답해드리고 싶었는데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저에 대한,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며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욕심과 아쉬움이 있지만 너무 즐겁게 작업을 했던 작품이다"라고 종영 소회를 밝혔다.
2018년 tvN '크로스' 이후 5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오랜만의 작품이라 "부담감이 많았다"는 그는 공백기가 길었던 이유에 대해 "지금은 좋아지셨는데 아버님 건강이 조금 안좋으셨다. 쉬면서 아버님을 잘 케어 해드려야 했고, 또 코로나19가 터져서 본의 아니게 3~4년이 훅 지나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데 그 시간이 배우에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저에게 독이 아니라 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첫 촬영할 때 설레고 떨리더라. 연기 생활이 오래됐는데도 너무 행복했다"고 복귀 후 첫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번 작품 연출을 맡은 한희 감독과는 '닥터 진', '기황후'에 이어 세 번째 인연이다. 진이한은 "만옥이라는 캐릭터가 악역이지만 되게 매력있었고,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다. 또 한희 감독님이 하시니까 이건 무조건 하고 싶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그냥 절 믿어주시는 것 같다. 서로 성향이 잘 맞고 코드가 잘 맞고 생각도 비슷하다. 엄청 현장에서 편하게 해주신다. 제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존중을 해주시는 분"이라고 한희 감독에 대해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오만옥은 학생운동을 하던 최철웅(추영우)을 고문하고 이두학의 아버지 이중호(김명수)를 죽음으로 내모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진이한은 오만옥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을까. "너무 가볍게 가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진중하면서도 할 말만 툭툭 던지고 눈빛만 보여주고 깔끔하게 가려고 했다"며 " '내가 악역이야' 하는 것보다 한 마디 툭 던지고 한 번 쳐다보더라도 만옥이는 쳐다볼 때 항상 턱을 들고 있다. 저만의 디테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황충성의 '사냥개'가 되어 충성을 다했던 오만옥은 끝내 황충성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오만옥에 대해 "불쌍하고 안쓰러웠다"면서 "만옥이도 물론 악역이긴 하지만 자기 본분을 잊지 않고 충성을 다했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는 그의 인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거라 생각했다.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괴롭힌 게 아니니까. 좋게 말하면 의리와 충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만옥이보다 강여진(강경헌)이 악역의 끝판왕이라 생각한다. 13부를 제가 왜 좋아하냐면 오만옥도 악역이고 강여진도 악역인데, 악역(오만옥)이 악역(강여진)에게 협박을 한다. 시청자 분들이 통쾌하셨을 거 같다. 작가님이 극을 너무 잘 써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전 나쁜 사람이 아닌데 자꾸 나쁘게 보시더라"라고 말한 진이한이지만, 그가 생각하는 오만옥의 모습처럼 오만옥은 악역임에도 마냥 미움만을 사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만옥이를 많이 신경써 주신 것도 있었고, 가장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던 게 만옥이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중요한 캐릭터였다"며 "저 스스로는 많이 부족하긴 한데 열심히 한다고 한 모습을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았나 싶다. 긴장감을 조성해주는 캐릭터여서. 제가 봐도 긴장감 있었다"
실제 성격을 묻자 "원래 정반대의 성격이다. 예전 드라마에서도 전문직이나 차갑고 무겁거나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다 보니 시청자 분들과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저 사람은 원래 성격이 저럴 거야'라고 생각하더라. 사석에서 만나면 제 원래 모습 보고 깜짝 깜짝 놀라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구쟁이고 장난도 많이 치고 밝은 성격"이라면서 "정말 친한 친구들은 오만옥 악역을 한다고 하니 '네가 무슨 악역이냐. 뭐 무섭겠냐' 하며서 악역을 할 수 있겠냐 걱정을 했지만 '섬뜩했어', '너만 나와도 집중이 잘됐다'면서 되게 많이 좋아하셨다. 오랜만의 복귀인데, 배우 스스로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까 고민도 많이 했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이 좋아해주시고 연기도 외모도 좋다는 좋은 댓글들도 많이 있어서 힘이 났다"라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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