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못 쓴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 연장…대한항공·아시아나 약관 개정

앞으로 코로나19 대유행처럼 항공 여행이 어려워져 마일리지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항공사가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사용이 어려워도 유효기간을 그대로 적용하는 등 불공정한 약관 내용을 바로잡기로 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우선 두 회사는 마일리지 유효기간 조항에 마일리지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뚜렷하게 제한될 경우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로 3차례 최대 2년 6개월까지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혜택'의 성격이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유효기간 연장에 대한 근거가 마련된 겁니다.

두 항공사는 또 마일리지 사용조건을 변경하기로 했을 때, 그 유예 기간에 팬데믹 등으로 항공기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도 약관에 담았습니다.

대한항공이 2019년 발표한 스카이패스 개편안처럼 소비자에게 불리한 마일리지 사용조건 변경이 있을 때, 마일리지 사용기회를 충분히 보장한다는 취지입니다.

공정위는 또 현재 두 항공사가 조건 변경 때 12개월 유예기간을 주는 것은 현재 사용환경을 고려할 때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용자가 그 기간 마일리지를 원활히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근거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공정위는 2019년 두 항공사의 약관을 심사했고, 그해 한 차례 문제를 수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소비자 피해가 늘자 마일리지 유효기간 등 관련 약관을 심사해 지난해 6월 두 항공사에 바로 잡으라고 권고했습니다.

이후 9개월여간 협의를 거쳐 개정안을 마련했고, 두 회사는 오는 6월부터 개정 약관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개정 약관에는 계약 내용을 변경할 때 홈페이지 고지뿐 아니라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무 조항도 담겼습니다.

또 시스템 오류, 부정한 방법 등으로 마일리지 적립에 오류가 생긴 경우 항공사 임의로 정정하지 않고 고객에 통지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제휴사 변경·중단 소식도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하고, 회원 자격 박탈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고객에게 알리도록 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제휴사 이용 시 회사의 책임을 피하는 조항, 홈페이지 기재 내용이 약관을 우선한다는 조항 등 2가지 불공정한 조항도 삭제했습니다.

석민수 기자 (m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