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20대, 금리인상에 90만원 소비줄였지만···'연체늪'시작되나
1%p금리↑···20대 30만원·30대 20만원 소비↓
부채 상위 50%에 저신용층 54만원 소비 감소
저축포기·추가대출도 못해 소비 줄였지만 취약
"연체율 상승 흐름···장기분할 전환 기회 필요"
저금리와 집값 상승기에 빚을 내 집을 사거나 전·월세 대출을 받은 청년층이 금리 인상 직격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에 따라 부채상환 부담이 커지자 소비를 줄이고 그마저도 안되면 결국 연체늪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6일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이라는 주제의 현안분석을 통해 2021년 이후 3년 간 3%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으로 20대는 연 89만6000원, 30대는 61만3000원 소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마다 20대는 29만9000원, 30대는 20만4000원의 연간 소비가 감소했다. 반면 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시 60대의 소비 감소폭은 3만6000원에 불과했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30대 이하 청년층의 소비가 크게 감소했고, 20대의 소비 감소폭은 60대 이상의 8.4배에 달하는 등 소득 수준보다 연령에 따른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며 "청년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도 작아서 자산 형성이 부족해, 금리인상 충격이 발생한 뒤 자산 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한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청년층에서도 부채 상위50%에 속하는 경우엔 더욱 취약했다. 이들 청년층의 연간 소비는 26만4000원이 감소했지만 부채를 보유하지 않은 청년의 연간 소비 감소폭은 2만4000원에 그쳤다. 즉 금리 상승에 대응해 부채규모를 줄이려는 유인에 더하여 원리금 상환 부담도 증가해 소비를 더 큰 폭으로 줄일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여기에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 차주의 소비는 더 크게 감소했다. 부채 보유 상위50%청년 중 저신용층(신용점수 700점 이하)은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연간 소비가 무려 53만9000원이 감소했다. 고금리 대출 상품인 카드론 보유자와 제2금융권 신용대출 보유자, 다중채무자에 해당하는 청년들도 각각 19만8000원, 21만2000원, 29만5000원 수준의 소비 감소가 나타났다.
문제는 소비 감소가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연구위원은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90일 이상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저축을 포기하거나 추가 대출을 일으키지 못해 소비를 줄인 뒤에도 버티지 못할 경우 결국 연체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특히 금리 인상이 주춤하지만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청년층의 연체율이 중장년층의 비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계상황에 직면한 청년 차주에게 기존 채무를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확대해 단기 상환 부담을 경감하는 등 ‘돌려막기’ 등으로 채무 구조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을 축소해야할 때”라고 정책 제안을 내놨다.
무엇보다 저금리 시기에 청년층이 중장년층에 비해 전월세 보증금 등 주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것도 상황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청년층 총 대출 중 주거 관련 대출 비중은 약 82.4~85.0%인 반면, 중장년층의 총 대출 중 주거 관련 대출 비중은 약 63.6~73.1%로 나타났다. 2021년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2018년 이후 감소 추세였던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도 4.7%로 중장년층의 2.3%보다 높았다. 김 연구위원은 “금리하락기 전세가격 상승이 나타났고, 주택보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임차 비중이 높은 청년층의 부채는 높아진 전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김 연구위원은 “청년층 부채의 상당부분이 주거 관련인 만큼 주거 관련 비용의 안정이 청년 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병행돼야 한다"며 “주택 매매 시장 및 임대차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청년층 부채의 급격한 증감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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