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대학 갈 때 서울대·고대 등 21곳 정시에 학폭 반영

신하영 2023. 4.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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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반영 2026학년도 의무화” 교육부 방침에도
건대·고대·국민대·서울대·한대 등 선제 반영키로
전체 모집인원 중 수시 비중 79.6%로 ‘역대 최대’
중앙대·한양대 등 17곳 미적분 등 필수반영 폐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현 고2 학생들에게 적용될 2025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고려대 등 21개 대학이 정시 수능전형에 학교폭력(학폭) 징계기록을 반영키로 했다. 교육부는 학폭 근절 대책을 통해 정시에도 학폭 기록을 반영토록 권고하면서도 2025학년도는 대학 자율에 맡기고, 2026학년도부터 이를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일부 대학이 1년 앞서 학폭 징계 기록을 반영키로 한 셈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1개 대학 수능전형에 학폭 반영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26일 이러한 내용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196개 4년제 대학이 제출한 대입전형계획을 취합한 결과다.

관심을 모았던 정시 수능전형에서의 학폭 반영은 총 21개 대학이 시행하기로 했다. 대교협에 따르면 가톨릭대·감리교신학대·건국대·경기대·경북대·경일대·계명대·고려대·고려대(세종)·국민대·대전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서울시립대·세종대·장로회신학대·전북대·전주교대·한양대·홍익대 등이 2025학년도부터 수능전형에서도 학폭 기록을 반영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학폭 근절대책을 통해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에서도 학폭 기록을 반영토록 했다. 다만 대학별 입학전형시행계획을 1년 10개월 전에는 확정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 2025학년도에는 대학 자율에 맡기고 2026학년도부터 이를 의무화했다. 수능전형 외에도 논술·실기·실적전형에서도 학폭 기록을 필수 반영토록 한 것이다.

그럼에도 21개 대학은 2025학년도부터 선제적으로 수능전형에 학폭기록을 반영한다. 가톨릭대·건국대·경기대·경북대·부산대·서울시립대·세종대·한양대·홍익대 등 9곳은 논술전형에서 학폭을 반영하며, 가천대·건국대·고려대 등 25곳은 실기·실적전형에서 학폭 가해자에게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대학별로 학폭 징계기록을 어떻게 반영할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구안규 대교협 입학기획팀장은 “학폭 징계기록에 감점을 줄지 결격사유를 적용할지 등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대학이 많았다”며 “우선 2025학년부터 학폭 반영 방침을 정한 뒤 구체적 반영방법은 대학별 입시요강을 통해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신입생 선점하려 수시 비중 늘린 대학들

전체 대학의 수시모집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교협에 따르면 196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전년(34만4296명) 대비 3362명 감소했지만, 수시 비중은 79.6%(27만1481명)로 80%에 근접했다. 반면 정시모집 비중은 20.4%(6만9453명)으로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앞서 교육부는 2018년 2022대입개편을 통해 대학에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를 권고했다. 다만 학생 모집이 어려운 지방대에 한해서는 수능전형 대신 교과전형 30% 이상을 충족하면 재정지원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그 결과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최근 4년간 수시 비중은 75.7%(2022학년도), 78%(2023학년도), 79%(2024학년도), 79.6%(2025학년도)로 확대됐다. 구안규 팀장은 “학생 모집이 어려운 지방대들이 신입생을 선점하려 수시모집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시 합격자는 정시 지원을 금지한 입시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2021~2025학년도 정시·수시 모집인원 비중(자료: 대교협)
17개교, 문과 불리 ‘필수 반영’ 폐지

‘문과침공’ 논란을 낳은 수능 선택과목의 필수 반영 요건은 완화될 전망이다. 건국대·경희대·광운대·국민대·동국대·서울과기대·성균관대·세종대·숭실대·아주대·연세대·이화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항공대·한양대·한양대(ERICA) 등 17개 대학이 이공계 모집단위에서 미적분·기하·과학탐구 필수 반영 요건을 폐지키로 해서다.

그간 서울 소재 대학들을 중심으로 이과 모집단위에서 미적분·기하·과탐을 필수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문과생들의 지원을 어렵게 만들었다. 반면 이과생은 이런 장벽이 없는 데다 통합 수능 이후 표준점수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면서 문과침공 논란이 불거졌다. 이과생이 소위 ‘대학 간판’을 높이려 대거 인문계열에 지원하면서다.

대교협은 “총 17개 대학이 수능 미적분·기하·과탐 필수 반영 요건을 2025학년도부터 폐지키로 했다”며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의 취지에 따라 수능 선택과목과 관계없이 자연·공학·의학계열 모집단위 지원 가능 대학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교협은 이번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주요사항을 책자로 제작해 일선 고교와 교육청에 배포할 예정이다. 대교협이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 홈페이지에도 7월 중 게재, 수험생·진학교사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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