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2'부터 서울·고대 정시 전형에 학폭조치 반영..총 21개로 확대

유효송 기자 2023. 4.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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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리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우산을 쓴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사진=뉴스1


대학입학전형에서 학교폭력(학폭)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사항을 정시 전형에 반영하는 학교가 올해 5곳에서 2025학년도에는 21곳으로 늘어난다. 정부가 지난 12일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태를 계기로 학폭 대책을 손질한데 따른 조치다. 다만 구체적인 반영 방식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를 예정인 2025학년도 대학입학 모집정원은 3300여명 줄어든다. 권역별로 수시와 정시 모집인원은 대체로 줄었지만 비수도권 대학 정시 전형 선발자가 가장 많았다.
학폭 정시 반영 21개교·학생부종합전형은 112개교로 확대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6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196개의 전국회원대학 중 21곳이 2025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전형에 학폭 가해 조치를 반영한다.

2026년도 대입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 위주인 정시모집 전형에 학폭 가해 조치가 의무적으로 반영된다. 이에 앞서 △건국대 △경북대 △고려대(세종 포함) △국민대 △부산대 △서울대 △전북대 △전주교대 △한양대 △홍익대 등이 선제적으로 학폭 조치 사항을 정시 전형에도 반영키로 한 것. 구체적인 감점 방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찬우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은 "대학들이 세부적으로 (학폭 조치에 따른) 감점을 어떻게 줄 것인지를 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조치) 등급에 따라 차별할 것인지 등은 내년에 모집 요강에 따라 자세히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에선 학교마다 다른 감점 기준을 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대가 정시에서 학폭 조치 1∼3호는 '감점 없음', 4∼7호는 '수능 성적에서 1점 감점', 8∼9호는 '수능 성적에서 2점 감점' 등으로 반영한 것처럼 단계별로 반영할 것이란 관측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폭 조치사항을 반영하는 학교는 현 106곳에서 2025년 112곳으로 확대됐다. 학생부교과전형에는 27곳이, 논술전형에 총 9곳이 이를 반영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학폭 '엄벌주의'에 입각해 정책을 마련하고 여론이 들끓었지만 수능위주와 학생부교과·종합전형, 논술전형, 실기·실적전형(체육특기자 제외) 모두에 학폭 조치를 반영하겠다는 학교는 △가톨릭대 △건국대 △경기대 △경북대 △부산대 △서울시립대 △세종대 △한양대 △홍익대 등 9곳에 불과해 예상보다 저조한 참여율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스포츠 선수들의 학폭 미투 사건을 계기로 2021년 마련된 '학교운동부 폭력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방안'에 따라 2025학년도 대입부터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 88곳에서도 학폭 조치사항이 필수로 반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5학년도부터 자율반영이지만 대학들이 최대한 이를 반영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무 시행 전부터 20여개 학교에서 정시 전형에 학폭 조치를 반영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있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학령인구 줄자 대입 모집인원 3300여명 감소
2025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인원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자체 구조조정 등으로 올해보보다 3362명 감소한 34만934명이다. 전체 모집인원 감소로 전년대비 수시모집은 551명, 정시모집은 2811명이 줄었다.

수시모집 선발비율은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높아졌다. 학교 지필시험, 비교과 활동 등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수시모집 비중이 79.6%(27만1481명)로 2021학년도 대비 2.6%포인트(p) 증가했다. 수능 위주 정시모집 비중은 20.4%(6만9453명)으로 잡았다.

수시는 학생부위주, 정시는 수능위주 전형 비중을 높게 유지했다. 수시모집의 86%를 학생부위주 전형으로, 정시모집의 91.9%를 수능위주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다만 전체 모집인원 감소로 각 전형별 모집인원 역시 수시모집 학생부 위주 전형은 80명, 수능위주 전형은 2473명 줄었다.

권역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수도권 지역에서는 수시 학생부위주 전형에서 272명이 증가(교과672명 증가·종합400명 감소)했다. 정시모집 전형은 701명 줄었다. 비수도권대학은 모집인원이 전반적으로 감소해 학생부교과는 318명, 학생부 종합 34명, 수능 1772명 씩 2024학년도 대비 줄인다.

이른바 '이과의 문과 침공'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과목 필수 반영 폐지 대학도 소폭 늘었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의 취지에 따라 수능 선택과목과 관계없이 자연, 공학, 의학계열 모집단위 지원 가능한 대학이 늘어나면서다.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등 17개교에서 수능 미적분·기하(수학 영역), 과학탐구(탐구 영역) 필수 반영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통합수능 체제에서 이과생들이 상위권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교차 지원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수험생은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을 골라 시험을 보지만, 표준점수 보정 방식 때문에 수학을 잘 하는 이과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미적분·기하의 표준점수가 확률과통계보다 더 높아지며 이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한편 대학들은 올해 수시모집 원서를 오는 9월9일부터 13일까지 접수받는다. 전형기간은 9월14일부터 12월12일까지며, 합격자 발표는 12월13일까지다. 대학들은 수시 미충원 인원에 대한 추가 합격 통보를 오는 12월26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정시모집은 수능이 종료된 후 올해 12월 31일부터 원서를 접수하며, 가·나군 2개 군별은 각 8일간 전형을 한다. 다군은 기존 8일에서 13일로 전형기간이 늘어나 내년 1월 23일부터 2월 4일까지 진행한다.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7일이며, 추가합격자 충원은 내년 2월19일 오후 6시까지 통보한다. 모든 전형이 종료된 후 이뤄지는 최종 추가모집은 내년 2월21~28일까지 진행된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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