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비 구하러 고의 車사고 낸 2030

고의 자동차 사고 유형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진로변경 등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상시적으로 유발한 109명을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총 1581건의 차 사고를 유도했고 84억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1인당 평균 지급보험금은 7700만원이다. 혐의자들은 주로 2030세대로 생활비, 유흥비 마련을 위해 친구와 가족 등과 함께 고의사고를 사전에 공모했다.

사고유형을 보면 진로변경 차선 미준수가 60.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도로에서 진로변경 중인 차를 대상으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상대방의 과실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고의로 접촉해 사고를 유발하는 식이다.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13.3%)과 일반도로에서 후진(6.3%) 수법도 자주 쓰였다.

이용수단은 차량번호가 확인된 1552건 기준 자가용이 1080건(69.6%)으로 가장 많았다. 이륜차(295건), 렌트카(151건)가 뒤를 이었다.

지급된 보험금 84억원을 보면 대인보험금이 45억원이었다. 향후 치료비, 휴업손해, 위자료 등을 사유로 지급된 합의금이 24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물보험금 39억원 중에선 차주가 차량 파손의 직접 수리를 목적으로 요구하는 미수선수리비가 35.9%(14억원)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차 보험사기가 매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보험업계의 전체 차 사고 적발금액은 4705억원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이는 전체 보험사기 적발금액의 절반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고의사고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방어운전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경찰이나 보험사에 즉시 알려 도움을 요청하고 현장 합의는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또 증거자료와 목격자를 확보하며 차분히 대응하라고 안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시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고의사고 다발 지역과 교차로에 대한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차 고의사고 발생 억제를 위해 진로변경 등 사고 다발자 대상 조사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