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시장 차별금지 전제’ 조건부… 한화·대우조선 결합 승인 초읽기

공정위 오늘 전원회의 심의
이번주 중 결과 발표 예정
승인땐 상반기 인수 마무리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정부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전원회의를 열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승인 여부를 심의해 확정한다. 심사 결과는 이번 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군함 시장에서의 차별금지를 전제로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면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상반기 중으로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 대우조선의 새 이름은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함, 잠수함 등 대우조선의 특수선 사업이 추가되면 김동관(40)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 방산사업은 육·해·공·우주를 모두 아우르게 된다.

이날 전원회의는 공정위 심사관과 피심인(한화)이 번갈아 입장을 밝힌 뒤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기정 공정위원장과 윤수현 부위원장,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등 재적 위원 9명 중 과반수의 의견에 따라 기업결합 승인 및 시정조치 부과 여부가 결정된다.

공정위 심사관과 한화 측이 그동안 의견을 주고받은 만큼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결론도 보다 신속하게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 등 해외 7개국에 이어 국내 공정위까지 승인 결정을 내리면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는 모두 완료된다. 한화가 HD현대중공업,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등에 군함 부품을 공급할 때 가격이나 기술 정보를 차별 제공하지 않는 조건을 달아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화는 레이더·항법장치 등 10종 안팎의 군함 부품을 독과점 생산하고 있다. 이에 한화가 거래 과정에서 취득한 이들 회사의 정보를 부당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 등도 심사 결과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한화의 기업결합 신고서를 받은 뒤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신고서 보완을 지시했다. 공정위는 올해 1∼3월 한화 측 입장을 수렴했고, 2∼3월에는 HD현대중공업 등 경쟁사 의견 조회를 마쳤다. 공정위는 이달 초 군함 수요자인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국내 방산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으로 애초 기대했던 효과를 100% 거두지 못하게 되더라도, ‘사업보국’의 창업이념에 따라 결과를 수용하고 신속하게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소탐대실하기보다는 K-방산의 세계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공정위 조건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세원·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