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휩싸인 민주, 尹 외교·與 의혹 공세로 위기 돌파 시도
송영길 질문에 김현아·박순자로 맞불…당내 부적절 비판도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의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위기에 놓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외교에 대한 비판과 국민의힘 전(前) 의원들에 대한 의혹 제기로 맞불을 놓으며 위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尹 '무릎 논란'·굴욕외교 총공세…김건희 사진 조명 의혹도 재등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6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겨냥해 "100년 전 끝난 역사 속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현실의 문제다. 대통령과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WP 인터뷰에서 '100년 전 역사로 인한 일본이 사과하기 위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인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역사 인식에 관한 문제기도 하고, 과연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 범위 내에 이와 같이 역사 왜곡을 마음대로 받아들이고 또 역사적 범죄행위를 용서할 그런 권한까지 포함되느냐 문제도 있다"며 "국민에 대한 거짓말 문제, 국가권력을 불법적으로 행사하는 범죄행위까지 매우 복잡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우리 정부에게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요구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기업들에게 수출하라 말라 요구할 권한이 없다"며 "이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 당당하게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체 윤석열 정권이 고집하는 대일 굴욕외교의 끝은 어디인지, 이를 고스란히 지켜보면서 감내해야 하는 우리 국민은 너무나 치욕스럽다"며 "집권 세력에게 우리 국위의 선양은 크게 기대하지도 않을 테니 제발 더 이상의 국격 추락만큼은 자초하지 말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순방 당시 '빈곤 포르노 의혹'도 다시 꺼내 들었다. 앞서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 여사의 사진을 두고 '최소 2~3개의 조명을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의혹을 제기했고 대통령실 등은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의혹 관련 사실무근으로 결론 내리고 장 최고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장 최고위원은 모두발언 중 김 여사의 조명 논란 영상을 소개하며 경찰 수사에 대해 "객관적 자료와 증거 없이 송치를 결정한 '답정너'식 경찰 수사에 엄중히 항의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도 이에 대해 "육안으로 봐도, 상식적으로 봐도 조명을 사용한 게 맞는 것 같다. 조명을 쓴 것 같다"며 "저도 조명 같은데, 저도 고발하길 바란다"고 했다.
◇ 송영길 돈 봉투 의혹 질문에 이재명 "김현아·박순자는?" 맞대응
이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김현아·박순자 전 국민의힘 의원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와 통화는 했는가. 만날 계획은 없는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박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되는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24일에도 '송 전 대표와의 만남 계획',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묻는 말에 "김 전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는가. 모르는가"라고 반문한 바 있다.
박 전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시의원들에게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됐고, 김 전 의원은 경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 문제가 비단 민주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응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로 꼽히는 이원욱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정치권의 오랜 병폐라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프레임 전쟁이다. 우리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저쪽의 잘못을 들춰내고, 프레임을 계속 갖다 붙이는 것"이라며 "나의 잘못과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고, 국민들에게 반성하고 있구나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살아날지 의문"이라고 했다.
원내대표로 출마한 박광온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언급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그 부분은 (이 대표와) 정확하게 말씀을 나눠보지 않아서 뭐라고 답하기는 좀 어렵다"면서도 "어쨌든 이 사안 자체가 별것 아니다 또는 이 사안 자체는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이다, 이런 자세는 지양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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