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Q 연속 적자.."감산 유지·고성능 제품 주력"(종합)
메모리 수요부진·가격 하락세 지속 영향
"2Q부터 고객사 재고 줄어들 것..하반기 업황개선"
"DDR5·HBM3 성장세 견조…판매 집중"
[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 불황 장기화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에만 3조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최대 분기 적자다. 자사 재고뿐 아니라 고객사 재고가 크게 감소하지 못한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005930)의 감산 동참 이후 재고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DDR5와 HBM3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만 3조402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적자전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2개 분기 적자 규모만 5조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1% 줄어든 5조881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2조5855억원이다.
부진한 실적의 배경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은 메모리반도체 불황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다운턴이 올해 1분기에도 지속하며, 메모리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반도체 투자 축소와 감산을 결정했으나 아직 효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감산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는 큰 폭의 판매량 감소로 당사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완제품 재고는 전분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 적자폭이 심화한 만큼 현재 감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도 DDR4 제품 등을 위주로 감산하겠다고 결정한 만큼 오는 2분기부터는 메모리 제조사뿐 아니라 고객사 재고가 줄어들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하반기에는 시황 개선과 함께 수급 상황도 개선될 것이라는 게 SK하이닉스 전망이다. 회사 측은 “재고가 많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조절하고 있고 2분기 판매량은 1분기 감소폭을 초과하는 회복이 예상되기에 당사 재고는 상반기를 고점으로 점진적으로 축소될 걸로 예상된다”고도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전사적으로 투자를 줄여가는 상황에서도 AI 등 앞으로 시장 변화를 주도해 나갈 산업에 활용되는 최신 메모리 제품에 대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서버용 DDR5,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고성능 D램, 176단 낸드 기반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uMCP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려가기로 했다.
챗GPT 등 AI(인공지능)용 고성능 서버 시장 규모가 커지고, 고용량 메모리를 채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점 또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SK하이닉스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AI 분야에서 가치경험이 이미 시장에 확산돼 향후 성장세는 견조하다”며 “서버 출하량은 최대 40% 이상까지 5개년간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DDR5 고용량 모듈과 HBM 수요가 지난해 대비 늘어날 것”이라며 “DDR5는 6배, HBM도 50% 이상 성장이 예상되며 대부분 수주도 끝났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와 관련해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10월이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수출 통제에 대한 1년간 유예가 끝나는데, 추가 유예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내 반도체 팹에 있어 (첨단공정 전환 등) 특별하게 계획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중국 내 팹은 안정적인 운영을 추구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유예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DDR5·LPDDR5, HBM3 등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제품 라인업에서 당사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이 제품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며 “수익성 제고와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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