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96세 미국 참전용사 휠체어 직접 밀며 입장… “고귀한 희생 감사”

김윤희 기자 2023. 4. 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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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장.

행사장 정면에는 한 작은 테이블이 배치돼 있었다.

어두웠던 추모 테이블 주변이 환해지며 6·25전쟁에 참여했던 이들을 향한 추모와 한미동맹의 의지도 크게 타올랐다.

윤 대통령은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강력한 동맹관계를 만들어왔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을 잊지 않고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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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
“오직 자유 지키려는 사명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에 헌신”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 등에게
태극무공훈장 수여하고 격려
작은 빈 테이블에 촛불 피운뒤
“실종 장병·포로들 귀환 염원”
머리 숙여 인사하고… 촛불 켜고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오찬 행사에 참석해 랄프 퍼켓(왼쪽 사진 왼쪽 첫 번째 아래) 예비역 육군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가운데 아래)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태극무공훈장 증서를 수여한 뒤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포로·실종 장병의 귀환을 염원하는 추모 촛불을 점화했다. 연합뉴스

워싱턴=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장. 행사장 정면에는 한 작은 테이블이 배치돼 있었다. 6·25전쟁 당시 실종된 장병과 포로들이 언젠가 돌아오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추모 테이블이다. 테이블에는 피워지지 않은 초, 그리고 빨간 장미 한 송이와 제복 모자가 놓여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행사장에 들어선 뒤 이 추모 테이블에 촛불을 피워 올렸다. 어두웠던 추모 테이블 주변이 환해지며 6·25전쟁에 참여했던 이들을 향한 추모와 한미동맹의 의지도 크게 타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의 가치를 믿는 180만 명의 젊은이들이 공산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한국전쟁에 뛰어들었다”며 “오직 자유를 지킨다는 사명 하나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랄프 퍼켓 주니어(96) 예비역 육군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끌어 무대로 함께 이동했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으로 참전해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한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퍼켓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 고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의 조카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하고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이 시작되기 전 국가기록원이 주관한 한국전 기록사진 특별전시장에 들러 고 로페즈 중위의 인천상륙작전 당시 전사하기 전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고 조카인 조지프 로페즈 씨를 격려하기도 했다.

윌리엄스 대령은 1952년 11월 적군 미그15기 7대와 교전한 끝에 4대를 격추시켜 유례를 찾기 힘든 전공을 세웠다. 고 로페즈 중위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몸으로 수류탄을 덮어 부하들을 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훈장을 수여한 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 기억해야 할 전쟁이다.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 오늘을 있게 한 영웅이자 진정한 친구”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에는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2만8000여 명의 주한미군 전우들이 국군과 함께하고 있다”고 하자 박수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강력한 동맹관계를 만들어왔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을 잊지 않고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전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 장병들의 유해 발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마지막 한 분이 가족의 품에 안길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늘 행사의 슬로건은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Alliance in Action, Towards the Future)”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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