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파괴 인사"…7급 공채 출신 공무원, 3급 '파격 승진'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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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 비중이 유독 높은 정부 부처로 꼽힌다.
비고시 출신(7·9급 공채)이 부이사관 자리에 오르는 것은 더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기획재정부에서 7급 공채 출신 공무원이 3급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사례가 나왔다.
7급 이하 공채 출신이 부이사관 자리에 오른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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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관리, 중앙동 이전 뒷받침
추경호 부총리 및 동료 신망 두터워
기획재정부는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 비중이 유독 높은 정부 부처로 꼽힌다. 인사 적체도 심해 승진이 어려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무관(5급)에서 시작해 부이사관(3급)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0~25년. 다른 부처보다 많게는 7년가량 긴 편이다. 비고시 출신(7·9급 공채)이 부이사관 자리에 오르는 것은 더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기획재정부에서 7급 공채 출신 공무원이 3급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사례가 나왔다. 운영지원과를 이끌고 있는 허진(58) 과장이다. 7급 이하 공채 출신이 부이사관 자리에 오른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허 과장과 함께 부이사관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8명은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다. 허 과장은 1994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행시로 환산하면 48회로 여겨진다. 나머지 승진자가 행시 43~44회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수 파괴 인사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파격 인사가 가능했던 것은 허 과장의 업무 성과가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기재부 안팎의 전반적인 평가다. 2021년 5월부터 운영지원과장을 맡고 있는 그는 코로나19 방역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며 기재부 직원들의 업무를 뒷받침했다. 재택과 숙직을 합친 하이브리드 당직제도, 일일 상황점검 시스템도 도입했다.
기재부가 지난 3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으로 이전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중앙동 이전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 차례 넘게 열기도 했다.
허 과장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당시 운영 업무를 총괄했다. 행사장 선정부터 보안, 참석자 이동 등 G20 회의 주제 논의를 제외한 행사 기획 업무를 도맡았다. 허 과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G20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1년간 매달 장·차관 회의를 했다"며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직원들은 허 과장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허 과장이 추 부총리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기재부 전신인 재정경제부 시절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이었던 추 부총리와 만났다. 당시 허 과장은 금융정책과 주사(6급)였다. 그는 금융정책국에서 6년간 근무했다. 이외에도 허 과장은 예산실 지역예산과, 광주 재정협력관, 복권위원회 기금사업과장 등을 거쳤다.
허 과장은 기재부에서 '축구광'으로도 유명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열린 지난해 기재부 체육대회 때 출입기자단과의 축구 대결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기재부 간부팀이 2대0으로 지고 있었는데 허 과장이 후반전이 끝나기 직전 골을 넣어 기재부팀의 면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때 허 과장은 추 부총리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다는 전언이다.
허 과장은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며 겸손해했다. 그는 "저와 함께 피땀 흘려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더 열린 자세로 소통하면서 성실히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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