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 통과의 여왕’ 박현경의 도전은 아름답다 … 우승 ‘잃어 버린 2년’ vs 컷오프 ‘사라진 2년’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4. 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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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 <사진 KLPGA 제공>
어느 순간 숫자 ‘2’가 박현경에게 딱 달라 붙었다. ‘1’이면 더 좋았겠지만 ‘2’도 나쁠 것은 없다. 박현경에게 2는 ‘불운의 숫자’가 아니라 ‘행운의 숫자’일 지도 모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박현경은 다섯 차례 출전해 2위를 두 번 했다. 지난 해 12월 열린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했고 올해 4월 개최된 메디힐 · 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박현경은 상금랭킹 2위(2억 3433만원), 평균타수 2위(70.68타), 그리고 대상 포인트도 2위(139점)를 달리고 있다. 정말 ‘2위 풍년’이라고 할 만하다.

박현경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21년 5월 2일 끝난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이다. 이제 며칠 후면 2년을 꽉 채우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박현경은 숫자 ‘2’ 보다는 숫자 ‘1’과 더 인연이 깊었다. 2020년 KL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그 해 7월에는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때까지 박현경은 한차례도 준우승을 하지 않았다.

박현경. <사진 KLPGA 제공>
하지만 2021년 6월 롯데오픈에서 컷 오프를 당한 후부터 ‘2의 인연’이 찾아왔다.

컷오프 후 벌어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DB그룹 한국여자오픈 그리고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까지 3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9월에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숫자 2가 몰린 2022년에도 박현경은 우승 보다는 준우승과 더 인연이 깊었다.

8월 대유위니아 · MBN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했고 10월 SK네트웍스 ·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도 준우승을 했다.

작년 12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과 올해 4월 메디힐 · 한국일보 챔피언십까지 합하면 2년 동안 준우승 횟수만 8차례나 된다.

박현경은 지난 2년 동안 75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다. 우승 잃어 버린 2년이라고 할 만하다. 컷 오프가 사라진 것도 52개 대회이고 한 달 후면 2년이 된다. 물론 현재 KLPGA 투어 선수 중 최장 컷 통과 기록이다.

이번 주 박현경은 27일부터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리는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자신의 3승 중 2승을 안긴 ‘약속의 땅’에서 통산 4승째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금은 ‘컷 통과의 여왕’이라고 불릴만 하지만 언젠가 그도 컷오프를 당할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우승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먼저 컷 통과에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우승을 향한 도전도 펼칠 것이다. 애칭 ‘큐티풀’처럼 그의 모든 도전이 아름답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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