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四色] 대한민국의 다음 단계

2023. 4. 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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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대한민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대한민국은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한 첫 사례다.

그러니 선진국인데 국민의식은 낮다는 모순적 문장이 나온다.

이 같은 국내외 위기요인들을 극복하고 차별화된 선진국으로 자리 잡기 위한 국가비전 방향을 제시한 책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전문가 12인의 국가성장을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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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대한민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대한민국은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한 첫 사례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선진국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그러니 선진국인데 국민의식은 낮다는 모순적 문장이 나온다. 명실 공히 선진국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끊임없는 대외적 위기요인들과 밝지 않는 전망 탓도 한몫한다. 또한 저성장과 저출산 시대에는 지속 가능성의 위기가 찾아오기 쉽다.

이 같은 국내외 위기요인들을 극복하고 차별화된 선진국으로 자리 잡기 위한 국가비전 방향을 제시한 책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전문가 12인의 국가성장을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주요 저자로는 김영섭 건축가, 이장우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로스 킹 브리티시컬럼비아대 한국어문학 교수 등이 참여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갈등구조의 고착화, 집단이기주의와 탐욕의 정치, 청년층의 실망과 멈추지 않는 저출산,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의 변화위기에 대응해 각 분야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각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한다.

저자들은 한국이 유례 없는 현재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원인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던 ‘코리아 다이나미즘’의 쇠퇴라고 지적한다. 성장동력 엔진이 꺼져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문화, 행정, 사회심리, 정치·안보 등에서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심장으로 갈아끼우는 양태로 완전히 새로운 ‘다이나미즘’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국에서 지속 가능성의 위기가 가장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난제가 저출산·고령화와 청년의 삶이다.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고 지난 16년간 28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지출했지만 합계출산율은 최저점을 찍고 있다.

이러한 정책 실패는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생각과 인식의 대전환을 요구된다. 청년들의 실질적인 삶을 기반으로 하는 공간 재구축으로 인구의 지역분산을 이뤄낸다면 다방면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소멸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말만 할 게 아니라 1년 중 6개월만 거주해도 해당 지역인구로 편입시키는 유연함을 발휘하는 등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한국의 문화적 열풍인 K-팝, K-무비, K-드라마, K-웹툰은 문화적 영향력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그에 따라 한국어의 입지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은 놓치고 있다. 한국어 수요의 급증에도 북미나 유럽에서의 한국어교육을 지원하는 정책 기반은 거의 없음을 지적하고, 소프트파워의 기반은 언어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류가 단지 ‘유행’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문화선도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한국어교육 지원’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후 발전을 거듭하다 1980년대까지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그 후 ‘심장 갈아끼우기’에 실패해 ‘잃어버린 30년’ 추락의 골이 깊다. 우리가 ‘국가의 심장’을 바꿔야 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이 제시한 제언과 대안의 실천도 중요하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옳은 소리를 받아들이려는 자세도 중요하다. 옳은 소리라도 윤리교과서 읽듯 하지 말고 콘텐츠적으로 접근해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것도 이를 위한 한 방법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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