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분기 3.4조 적자…"2분기 개선된다"(종합)

이인준 기자 2023. 4. 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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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분기 경영실적 발표…"메모리 업황 둔화 영향"
"감산 영향 2분기 본격화…재고 점진 축소 전망"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프리미엄 리더십 확대
미, 中 장비 반입 통제 관련 "유예 전망 긍정적"

[서울=뉴시스]이인준 동효정 기자 = SK하이닉스가 분기 사상 가장 큰 적자폭으로 사상 초유의 실적 부진를 보였다. 하지만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가 2분기(4~6월)부터 본격화하면, 올 하반기에는 실적이 다시 반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SK하이닉스는 26일 올 1분기(1~3월) 매출액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의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분기(12조1557억원) 대비 58.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분기 2조8639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2조5855억원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1조8984억원 적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다. 전 분기 대비 영업손실률은 24.7%에서 67%로 커졌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3분기 1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되며,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당사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1분기 재고자산 규모도 17조1820억원으로, 전 분기 15조6650억원 대비 9.7% 증가했다.

“1분기 저점…감산 효과, 하반기 시장 개선” 기대감

그러나 하반기에는 상황이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2분기에는 매출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본다"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고객이 보유한 재고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2분기부터는 메모리 감산에 따른 공급 기업들의 재고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챗GPT 등 AI(인공지능)용 고성능 서버 시장 규모가 커지고, 고용량 메모리를 채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회사 측은 특히 2분기부터 메모리 업계 감산의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업황의 본격적인 둔화에 앞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축소해 집행하기로 한 상태다. 또 지난해 4분기부터 중국 범용(레거시) 제품과 저수익성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원판) 투입량을 축소했다. 이어 연초 대비 낮아진 연간 수요 전망을 반영해 재고가 많은 제품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해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감산 영향으로) 구매를 문의하는 고객이 생기고 있다"며 "2분기 판매량은 1분기 감소 폭을 초과하는 회복이 예상되며 당사 재고는 상반기 중 고점을 찍고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서버용 DDR5,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D램, 176단 낸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uMCP(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하나로 묶어 단일 칩으로 만든 반도체)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릴 예정이다.

설비 투자 50% 축소에도 최신 제품 투자 지속

SK하이닉스는 전사적으로 투자를 줄여가는 상황에서도 AI 등 앞으로 시장 변화를 주도할 산업에 쓰이는 최신 메모리 제품 투자는 계속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10나노급 5세대(1b) D램, 238단 낸드 등 기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공정을 통한 양산 준비에 투자하면서 시황 개선 시 실적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해 효율적인 현금 운영에도 나선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말 기준 차입금 규모는 28조7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1140억원 대비 10조6440억원 증가하며 현금 흐름이 악화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2분기 이후 재고 상황이 개선되면 매출 성장과 재고 축소로 현금 유입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현금 흐름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수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도 중복된 비용과 비효율성 제거에 집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DDR5·LPDDR5, HBM3 등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제품 라인업에서 당사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이 제품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여전히 메모리 시장환경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바닥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 보고, 당사는 수익성 제고와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중국 공장 운영 계획과 관련해 "향후 중국 내 오퍼레이션 계획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며, 장비 수출 통제 자체에 대해서도 유예를 지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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