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수익 경고등' 배달대행, 물류·신사업 성장엔진 켠다
배달 플랫폼 대부분 적자폭 늘어
바라고, 종합 컨설팅 '든든상점'
생각대로, 전기 이륜차 보급 사업
배달대행 업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다.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배달 업계가 엔데믹 국면을 맞으며 주춤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 물가 인상 등 영향으로 배달비 부담이 가중되며 이용자는 감소세다. 시장 경쟁 상황도 녹록지 않다. 프랜차이즈 자체 운영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주 대상 낮은 수수료를 내세운 공공배달 앱, 금융권 배달 앱 등 굵직한 경쟁자가 늘고 있다. 네이버 등 빅테크의 배달 시장 진출 또한 점쳐지고 있다.
◇엔데믹에 배달 수요 급감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3월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2898만명으로 2월(2922만명) 대비 24만명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월 3532만명 대비 634만명(18%)이 줄어든 수치다. 회사별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지난달 MAU가 1929만명과 67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25%, 24.12% 줄었다. 쿠팡이츠는 298만명으로 전년 동월 568만명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배달 앱 수요 감소는 배달 대행 플랫폼에도 영향을 미친다. 통상 배달 대행 플랫폼은 배달 앱 3사로부터 들어온 주문 콜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바로고 매출은 1178억원으로 지난해 885억원 대비 약 27% 증가했으나 영업 손실은 113억원에서 27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만나플래닛 또한 지난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은 142억원으로 전년 124억원에서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은 58억원으로 전년 39억원보다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모회사 인성데이타와 인적분할을 마친 로지올(생각대로)의 지난해 매출은 158억원으로 집계됐으나 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할로 인해 로지올의 감사보고서는 지난해 9~12월 실적만 기재돼 있다. 생각대로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 매출은 475억원, 영업손실은 에비타(EBITDA) 기준 15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손실 모두 늘었다. 스파이더크래프트는 매출이 줄었다. 2021년 16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 142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4억원에서 3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모색
배달 대행 플랫폼은 경기 침체 및 투자 시장 경색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배달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는 도시주방, 전기 이륜차 사업, 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 사업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활성화 중이다.
바로고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및 배달 산업 이해관계자와 상생하기 위해 신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바로고의 대표적 신사업으로는 △든든상점 △도시주방 △무빙 등이 있다. 지난해 9월 론칭한 든든상점은 '상점주 종합 컨설팅 사이트'다. 오픈부터 폐점까지 상점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상점주에게 소개한다.
도시주방을 통해 KaaS(Kitchen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도 확장 중이다. 올해 초 5호 정자점을 오픈했다. 향후 디지털화, 자동화 등을 통해 시스템 연결성을 강화해 입점 상점의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륜차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사업도 활성화한다. 바로고는 핀테크 회사 아톤과 합작해 무빙을 설립했다. 최근 5개 도시에서 무공해차 전환 브랜드 사업 공모에서 주관 사업자로 선정돼 각 지자체와 충전 인프라를 확장 중이다.
생각대로는 신사업 신규 투자 대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생각대로의 모회사인 인성그룹은 인성데이타, 로지올(생각대로), 바이크뱅크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손자회사로는 젠스테이션이 있다. 젠스테이션은 바이크뱅크의 100% 자회사로 친환경 전기 이륜차 플랫폼이다. 전기 이륜차 보급 및 BSS 설치가 주된 BM이다.
생각대로는 젠스테이션과의 협업으로 전기 이륜차 보급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연내 서울 및 수도권에 100기 이상의 BSS를 설치할 계획이다. 충전스테이션을 지점에 설치하면 지점이 사용료의 일부를 받을 수 있어 지역 사업자에 추가적인 수익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브랜드 록인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프랜차이즈와 제휴를 확대해 기업간거래(B2B) 배송을 확대하고 유심칩, 코스메틱, 펫 용품 등 소화물 배송군을 도입할 방침이다. 지역 사업자에게 사무 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고 추가 수익 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올해 B2B 사업에 집중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일반 가맹점(음식점) 배달을 집중적으로 수행했으나 올해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같은 B2B 영역 배달 대행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화장품, 생활용품 등 소화물까지 물류 영역을 확대한다.
라이더 대상 렌털사업과 보험 사업에도 힘쓴다. 지난해 말 전기바이크 판매 및 대여 기업 '바이크인포'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자사 라이더가 전기바이크를 렌탈할 경우 유상운송 종합보험 가입부터 사고처리, 차량 관리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파이더크래프트는 POS인 '플릭' 사업을 강화한다. 플릭은 배달 연동뿐만 아니라 테이블 메뉴판, 키오스크, 배달 등의 기능을 한 번에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음식점뿐 아니라 유통과 마트, 애견 등 다양한 채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향후 세무 신고나 정산, 경영 전반에 걸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사업과도 연계해 안정적인 배달콜을 확보하고 가맹점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B2B 신규 계약을 확대하고 고부가가치의 물류배송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배달 지사를 물류 거점으로 리뉴얼하는 프로젝트인 '스파이더고(GO)' 사업도 진행한다. 신선반찬 플랫폼 '슈퍼키친'과 제휴를 맺고 스파이더 전국 거점 물류망을 반찬 배달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메쉬코리아는 hy와의 시너지 창출 기회를 논의 중이다. 지난해 메쉬코리아는 hy와 실시간 배송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y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프레시 매니저가 배송하기 어려운 음영지역이나 시간대가 안 맞는 부분에 대해 메쉬코리아가 배송을 수행하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메쉬코리아의 경영난으로 해당 제휴는 보류된 바 있다.
현재 양사는 1만1000명 규모 프레시 매니저와 2만명 수준인 부릉 라이더까지 총 3만명 넘는 배송 인력을 갖추고 있다. 물류거점도 hy 600여곳, 메쉬코리아 500여곳을 합쳐 약 1100곳으로 늘어난다. 메쉬코리아의 정보기술(IT) 역량과 배송 인프라 등을 활용해 hy와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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