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시어터의 ‘꿈의 극장’ 두 시간…만원 관객 꿈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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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그대로 '꿈의 극장'이었다.
감탄의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을 향해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는 "이렇게 멋진 관객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다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첫 곡 '디 에일리언'의 웅장한 연주에 관객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존 페트루치의 기타와 조던 루데스의 키보드는 현란한 솔로 연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관객들의 혼을 빼놓았고, 움직임은 크지 않아도 묵직한 힘이 꿈틀대는 존 명의 베이스는 뒤를 탄탄하게 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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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그대로 ‘꿈의 극장’이었다. 스펙터클한 두 시간짜리 영화에 정신을 빼앗기듯 눈과 귀를 비롯한 오감이 흠뻑 취했다. 감탄의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을 향해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는 “이렇게 멋진 관객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다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25일 저녁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드림시어터 내한공연에서다.
드림시어터는 결성한 지 40년 가까이 된 세계 최정상급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 헤비메탈에 클래식이나 재즈처럼 정교하고 대곡 스타일의 구성을 녹여내는 것으로 이름났다. 미국 버클리음대에 재학 중이던 존 페트루치(기타), 존 명(베이스), 마이크 포트노이(드럼)가 1985년 드림시어터의 전신인 밴드 머제스티를 결성한 것이 시초다. 존 명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2011년부터는 밴드를 나간 마이크 포트노이 대신 마이크 맨지니가 드럼을 치고 있는데, 그는 버클리음대 교수 출신이다. 멤버들 모두 엄청난 연주력을 인정받는다.
이날 공연의 첫 곡 ‘디 에일리언’의 웅장한 연주에 관객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제임스 라브리에는 해골 장식을 붙인 마이크 스탠드를 쥐고 열창했고, 심벌즈를 자기 머리보다도 높게 올려 매단 마이크 맨지니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힘차게 드럼을 두들겼다. 존 페트루치의 기타와 조던 루데스의 키보드는 현란한 솔로 연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관객들의 혼을 빼놓았고, 움직임은 크지 않아도 묵직한 힘이 꿈틀대는 존 명의 베이스는 뒤를 탄탄하게 받쳤다.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선 광활한 우주의 모습이 비쳤다. 음악이 절정에 이를 때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의 이미지가 쏟아졌다. 이날 공연 내내 음악과 어울리는 환상적인 영상이 이어졌다. 각 노래에 맞게 미래 도시, 판타지 세계, 대자연 속 작은 인간의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꿈의 극장 은막 위로 펼쳐졌다.
‘6:00’, ‘슬리핑 자이언트’, ‘브릿지스 인 더 스카이’, ‘앤서링 더 콜’ 등으로 달궈진 무대의 화룡점정은 ‘풀 미 언더’였다. 1992년 발표한 2집 <이미지스 앤드 워즈> 수록곡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히트곡이다. 관객들은 전주가 나올 때부터 소리를 지르며 반겼다. 후렴구에선 역시나 한국 관객 특유의 열정적인 ‘떼창’이 터져 나왔다. 제임스 라브리에는 기꺼이 마이크를 객석으로 양보했다.
2021년 발표한, 곡 길이가 무려 20분에 이르는 대곡 ‘어 뷰 프롬 더 톱 오브 더 월드’로 본공연을 마무리한 이들은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무대로 다시 나왔다. 그러고는 또다시 20분 가까이 되는 대곡 ‘더 카운트 오브 투스카니’를 들려줬다. 목가적인 영상과 함께 흐르는 서정적인 선율에 관객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좌우로 흔들며 녹아들었다. 이제는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을 달래려는 몸짓처럼 보였다.
이날 공연은 1999년 인천 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 첫 내한 무대 이후 아홉번째 내한공연이다. 2020년 내한공연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되면서 6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서게 됐다. 그동안 거의 모든 공연이 매진됐을 정도로 국내 열혈팬들이 많다. 이날도 20대부터 50대까지 관객층이 다양했다. 남자 관객이 주류였으나 젊은 여자 관객도 적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애초 하루로 예정했으나 금세 매진돼 하루를 더 추가했다. 드림시어터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또 한차례 공연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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