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며칠 뒤면 중국 제치고 ‘인구 1등’ 되는 나라는?
[앵커]
전 세계 국가 중 인구 1위 자리를 영원히 지킬 것 같던 중국을 바짝 뒤쫓고 있는 나라, 인도인데요.
이달 안에 두 나라의 인구 순위가 뒤바뀔 거란 예측이 나왔습니다.
과거에 비해 성장세가 주춤해진 중국을 대신해 인도가 세계 경제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인도가 생각보다 빨리 중국 인구를 따라잡게 됐네요?
[기자]
원래 올해 중반쯤은 돼야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였는데, 증가세가 예상보다 가팔랐습니다.
이달 말이면 인도 인구가 14억 2천6백만 명에 육박해 중국 본토 인구를 앞지를 거라고 유엔 경제사회처가 추산했습니다.
중국도 지난해 비슷한 수준의 인구수를 기록했지만, 그 뒤로 인구가 감소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이를 만든 건 역시 출산율인데요.
중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여성 한 명당 1.2명이었지만, 인도는 2명 수준입니다.
인도의 인구 증가세는 206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서 두 나라의 인구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출산율 감소가 심각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참 부러운 얘기네요.
인구가 점점 늘어난다는 건 경제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잖아요?
[기자]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젊은 나라입니다.
중위연령, 그러니까 모든 인도인을 나이순대로 줄세우면, 딱 중간에 있는 사람이 29살인데요.
한국이 45살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젊은 거죠.
이렇게 젊고 풍부한 노동력으로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이 될 거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죠.
['맥킨지' 컨설턴트 : "인도 인구에서 젊은 층의 비율은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인도는 많은 소비자와 인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과 달리 인도에선 영어를 쓰는 인구가 많다는 것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강점입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인도의 경제 성장률을 6.1%로 내다봤는데, 세계 주요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에 비해 중국은 5%대에 그쳤습니다.
[앵커]
발 빠른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인도 시장을 선점하고 있죠?
[기자]
'애플'이 대표적이죠.
아이폰을 앞세워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요.
지난 18일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 '애플스토어'가 처음으로 개장했습니다.
[인도 뭄바이 주민 : "어제 저녁 8시부터 진을 치고 있었어요. 정말 좋아요. 애플 매장을 정말 기대하고 있었어요."]
개장식에는 팀 쿡 애플 CEO도 참석했는데, 쿡 CEO가 인도에 간 건 7년 만입니다.
애플은 소비뿐 아니라 생산 면에서도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중국 공장에서만 만들던 아이폰 신규 모델을 지난해부터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아이패드 생산도 검토 중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중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이 크게 흔들렸잖아요.
기업들의 '탈중국' 필요성이 커졌고, 인도가 대안으로 떠오른 거죠.
또 다른 글로벌 기업 아마존도 자사 TV를 인도에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인도가 당장 중국을 대신하기엔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잖아요?
[기자]
일단 교통 인프라가 너무 열악합니다.
전체 도로에서 고속도로는 5%밖에 안 되고, 대형 항구도 부족합니다.
무역 장벽도 심해서 관세율이 아시아 국가들 중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점을 다 고려하면, 인도에서의 생산 비용 절감 효과가 5%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죠.
국가 경제가 급성장한 이면에 소득 불균형, 도시-농촌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도 발목을 잡습니다.
[인도 경제 전문가 : "인도의 성장은 자본 집약적인 산업에 의해 주도됐고, 고용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도는 잘 성장했지만, 고용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힌두교도와 소수 이슬람교도 사이 갈등도 사회 불안 요소로 꼽힙니다.
현재 집권당인 인도국민당은 힌두교 민족주의로 분류되는데, 내년 인도 총선을 앞두고 이슬람교도 등 소수 집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종교적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는 사이 중국 경제는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죠?
[기자]
지난해 말 시진핑 3연임을 계기로 중국은 코로나 봉쇄를 풀고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4.5%를 기록해서, 1년 만에 4%대를 회복했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모두 좋아졌는데, 특히 중국 소매 판매는 지난 3월 전년 동기보다 10% 넘게 늘었습니다.
내수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도의 성장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중국 경제를 따라잡기까지 30년은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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