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에디슨의 직류송전 꿈, 창원에서 이룬다

이종현 기자 2023. 4.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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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 전력을 현재의 교류 방식이 아닌 직류 방식으로 먼 곳까지 보내는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인 '초고압 직류송전(HVDC)' 시험인프라가 국내에 생긴다.

HVDC는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 상태로 원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전력기기와 설비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HVDC 전력기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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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 4분기에 초고압 직류송전 시험인프라 본격 가동
경남 창원 한국전기연구원에 세워진 ‘초고압 직류송전(HVDC)’ 시험인프라.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 전력을 현재의 교류 방식이 아닌 직류 방식으로 먼 곳까지 보내는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을 검증하는 곳이다./한국전기연구원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 전력을 현재의 교류 방식이 아닌 직류 방식으로 먼 곳까지 보내는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인 ‘초고압 직류송전(HVDC)’ 시험인프라가 국내에 생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26일 경남 창원 본원에서 HVDC 시험인프라 구축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HVDC는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 상태로 원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직류송전은 전력 공급 과정에서 손실이 매우 작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케이블을 이용해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송전탑도 사라져 도심지 설치에 대한 제약이 크지 않다. 교류는 전류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어 전자파가 생기지만, 직류는 그런 문제가 적다. 해상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송전에 특화된 기술이기도 하다.

◇직류송전 기기 검증, 국내서 가능해져

HVDC는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국내에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다. 전력기기와 설비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HVDC 전력기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HVDC 전력기기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해외의 시험소를 찾아야 했다.

전기연이 이번에 구축한 HVDC 시험인프라는 1만8622㎡의 부지에 건축면적은 1540㎡에 이른다. 전기연은 이 시설을 통해 국내 HVDC 전력기기 업체들의 제품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시험 인증 업무는 4분기부터 시작된다.

김남균 전기연 원장은 “이번 HVDC 시험인프라 준공은 전기연구원 시험인증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라며 “국내 전력기기 분야에 미치는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의 꿈 이룰 직류송전

HVDC는 에디슨이 포기했던 꿈을 한 세기만에 다시 이뤄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압 직류송전은 말 그대로 직류 전기를 전압을 높여 송전하는 방식이다. 전기를 물이라고 하면 그 세기는 전압이고 물의 양은 전류로 볼 수 있다. 전기를 멀리 보내려면 전류를 많이 흘리거나 전압을 높이면 된다. 하지만 강물이 불면 옆으로 새는 것처럼 전류를 많이 흘리면 전력 손실이 커진다. 대신 전압을 더 높이 올리면 전력 손실이 줄어든다.

19세기 말 미국에서 벌어진 직류·교류 전쟁에서 에디슨의 직류가 패배한 후 전 세계 전력망은 교류로 통일됐다. 당시의 기술로는 직류의 전압을 더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반도체 기술의 발전 덕분에 직류도 전압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다.

HVDC는 일상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가전제품은 주로 직류를 쓴다. 가정에 들어온 교류 전기는 제품 내부의 어댑터로 직류로 바꿔 쓴다. 직류송전이 상용화되면 어댑터가 필요 없다. 그만큼 가전제품이 가볍고 작아진다.

신재생에너지도 직류송전이 안성맞춤이다. 태양전지나 수소연료전지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모두 직류 전기를 만든다. 풍력은 원칙적으로 교류 전기를 만들지만 바람의 세기가 일정하지 않아 전극의 변화 속도, 즉 정확한 헤르츠를 맞출 수 없다. 따라서 풍력발전 전기도 직류로 바꿔 써야 한다. 직류 송전망이 갖춰지면 이런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쉽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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