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배 솎을 시기인데…" 저온 피해로 농가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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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솎아주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다 떨어져서 할 게 있어야지."
해마다 조금씩 냉해를 입었지만 올해는 절반 넘는 배꽃이 떨어질 정도로 피해가 극심하다.
순천시와 전라남도는 다음달 9일까지 이상기온으로 인한 저온피해 등 과수 농가의 피해를 접수 받고 전수 조사를 통해 피해 지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8~9일 순천, 나주, 곡성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1~2도로 내려가 개화 중인 매실, 배, 복숭아 등 약 828ha에 저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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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 냉해 피해로 배 꽃 우수수…수정율↓
175h 중 80% 피해…올해 배 수확 기약 없어
일 할 것 없는 농민들 죽은 배 꽃 보며 '한숨'
"솎아주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다 떨어져서 할 게 있어야지."
25일 찾은 전국적인 배 산지로 유명한 전남 순천 낙안면 이곡마을.
어린 배 열매가 열려있어야 할 배 나무에는 열매는 보이지 않고 잎만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보이는 꽃잎마다 바짝 말랐고, 암술 자리는 구멍이 난 듯 검게 변해 있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중순까지 꽃샘추위가 찾아오면서 배꽃이 냉해를 입은 것이다.
해마다 조금씩 냉해를 입었지만 올해는 절반 넘는 배꽃이 떨어질 정도로 피해가 극심하다. 남은 배꽃 역시 만지면 우수수 떨어질 정도로 상태가 좋지 못했다.
올해는 과수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5~7일 정도 빨라 과일나무 꽃이 일찍 피었다.
그러나 지난 8~9일 전남지역이 이틀 간 기온이 영하 1~2도로 떨어지면서 과실이 냉해를 입게 됐다.
저온으로 꽃이 피해를 보면 수정률이 낮아져 기형과로 이어지고 조기 낙과 등의 피해가 난다.
순천 낙안마을 174개 농가는 전부 피해를 입었고 전체 면적 175h 중 피해 면적만 약 80%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맘 때면 올 가을 수확 가능성이 있는 과실의 옥석을 가리는 '솎아주기' 작업을 할 시기인데도 농민들은 할 일이 없어 일손을 놓은 상황이다.
신기마을에서 2대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안종서(69)씨는 "한 나무에 정상인 열매가 불과 10개 안팎이라며 그마저도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라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만㎡ 규모의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아버지께 물려 받은 배 농사를 30년째 하고 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올해 농사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라 막막하다"고 전했다.
김만진 낙안배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어린 배 열매가 열려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다"며 "유난히 편차가 컸던 온도차 때문에 불균형하게 수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도 올해 이상 기온으로 인한 과수 피해가 크지만, 낙안은 특히 댐 주변에 위치한데다가 지형적으로도 바람, 서리 등의 직격탄을 받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피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순천시와 전라남도는 다음달 9일까지 이상기온으로 인한 저온피해 등 과수 농가의 피해를 접수 받고 전수 조사를 통해 피해 지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8~9일 순천, 나주, 곡성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1~2도로 내려가 개화 중인 매실, 배, 복숭아 등 약 828ha에 저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기정 순천시 농업기술센터장은 "농민들의 피해는 알고 있고 전남도와 공동으로 전수조사를 해서 앞으로 과수 생산이 될 때까지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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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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