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삼성 금융그룹에 ‘내부 통제·위기 대응 체계 개선’ 요구

▲경영유의 사항 6건, ▲개선사항 8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뉴스1

금융감독원이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의 내부 통제 전담 조직과 위기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고 경고했다. 삼성생명이 대표금융회사로 있는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은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34개 금융 계열사가 소속돼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에 ▲경영유의 사항 6건, ▲개선사항 8건을 부과했다. 이는 금융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 조치다.

삼성은 지난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대표금융사를 선정하고, 집단 차원의 자본 적정성 등 위험성을 정기 점검·평가해야 한다. 내부통제·위험관리· 내부거래 관리도 스스로 이행해야 한다.

금감원 검사 결과,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은 별도 전담 조직 없이 대표금융사인 삼성생명 일부 부서 일부 인원으로만 내부통제 전담 업무를 수행했다. 2021년 11월 삼성생명은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도 배치했으나, 금감원 검사 착수 때까지 해당 조직의 권한과 책임이 삼성생명 내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전담 인력 중 일부는 다른 업무를 겸직하는 등 전담 실무 인력이 미흡했다.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이 조기경보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나 관련 운영에 대한 세부 사항을 내규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삼성생명은 대표금융사로서 소속금융사의 특성을 반영한 위기 유발 요인으로 조기경보 지표를 설정해야 하고, 관련 대응 방안도 마련해야 하는데, 소속 금융계열사가 자체 운영 중인 조기경보 지표를 단순 취합하는 수준으로만 운영했다. 주가지수나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소속 금융계열사별로 위기 단계 진입 여부가 서로 다르게 운영되는 등 취약점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평가다.

금감원은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규모와 다양한 업종의 영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전담 직원을 충원해 적정 인력을 갖춰야 하고, 내규에 조직 권한을 명시하는 등 내부통제 전담 조직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기경보체계 관련 내규를 마련하고 그룹 차원의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면서 “조기경보 지표의 적정성을 정기 검증하는 등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자본 적정성 비율 관리에 대한 유의 사항도 전달했다.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의 통합 자본 적정성 비율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244.6%로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최근 1년간 자본 적정성 비율은 ▲2021년 6월 말 309.1% ▲2021년 12월 말 281.8% ▲2022년 6월 말 244.6% 등으로 감소했다. 소속 금융계열사들의 자본 적정성 비율도 지속해 하락했다.

금감원은 “자본 적정성 비율 감시(모니터링) 보고도 단순 현황 보고에 그치고 있는 등 자본 적정성 비율 관리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며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보험업 리스크와 삼성전자 주식 보유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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